한국영성목회훈련원, 실천신학 콘퍼런스 개최
조성돈·정재영 교수, ‘변화 따른 교회 역할’ 제안

▲ 한국영성목회훈련원은 11월 5일 문화촌교회에서 실천신학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영성목회훈련원(원장 조일래 목사)은 지난 11월 5일 문화촌교회(한웅 목사)에서 실천신학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정재영 교수(실천신대)가 ‘한국 사회의 변화와 한국교회의 대응’을,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시대를 꿰뚫는 목회’를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조성돈 교수는 사회 변화에 따른 교회의 역할과 행동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감성적’이듯, 한국 개신교인들도 상당히 감성적인 신앙형태를 갖고 있고 특히 ‘성령’에 대한 강조가 두드러진다”며 “외국에서 ‘감동 받았다’고 하는 표현을 우리는 ‘은혜 받았다’, ‘성령 받았다’고 하는데, 이러한 표현을 통해 은연 중에 은혜와 성령을 감성적 부분으로만 이해하고 그것만 신성한 부분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감성적 종교성은 결국 교회에 논리적 설득이나 합리적 삶의 태도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고, 과격한 선동과 극단적 태도가 자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러한 결과들이 소위 ‘활력형 목회’를 만들어내 한국교회에 자리잡았고, 산업화 시대에 한국교회의 고성장을 이끌었다”면서도 “그러나 산업화 시대는 멀리 지나갔는데도 교회는 그 변화를 실감하지 못한 채, 감성을 자극하고 흥분시키는 활력목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돈 교수는 또 “이제 교회는 감성적 집단주의 안에 갇혀 있는 교인들을 풀어, 합리적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에 들여보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감성 중심의 신앙문법에서 ‘이성으로 지배되는 감성의 신앙문법’으로 전환하고, 합리성과 도덕, 성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교인들을 훈련하여 시민사회로 그들을 파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를 위해 최근 일어나고 있는 것이 바로 ‘미셔널 처치(missional church)’ 운동”이라며 “해외 선교지가 아니라, 교회가 위치한 지역에서 선한 일을 시작하는 것으로, 선교지를 조사하듯 그 지역이 필요로 하는 일이 무엇인가를 먼저 찾고 그 필요에 교회가 응답하며 교회를 전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조 교수는 성도들이 시민단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장을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미전도종족을 입양하듯 지역의 시민단체들을 하나씩 책임질 수 있으면 좋겠다”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이고,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가능성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안티기독교인들이 가장 몰려 있는 곳이 바로 시민단체”라며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진정한 복음화 아니겠는가”라고 했다.

정재영 교수는 한국교회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로 기독교인의 감소세와 계속되는 한국교회의 부정적 이미지, 일명 ‘가나안 성도’의 등장 등을 꼽았다.

특히 ‘가나안 성도’에 대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하면서 그 규모를 무려 100만여 명으로 추정했다. ‘가나안 성도’는 ‘(교회에) 안 나가!’를 거꾸로 한 것으로, 등장 원인으로는 △포스트모던 사회로의 변화 △교회에 대한 불만족 등을 제시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의 특징으로 “교회를 다닌 기간은 평균 14.2년에 달하고, 서리집사 이상이 15.1%, 안수집사 이상이 11.6%에 이르는 등 직분자 출신들도 적지 않다”며 “교회를 떠나기 전 구원의 확신이 있었던 이들이 95% 정도이고 교회활동에 참여한 비율도 90%를 넘는 등, 가나안 성도는 ‘명목상의 그리스도인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이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영 교수는 “‘가나안 성도’들을 단순히 문제아로 취급하거나 불순종하는 사람들로 낙인찍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설문조사를 위해 만난 대부분의 ‘가나안 성도’들은 교회와 신앙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었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들(Thinking Christian)이었다”고 지적했다.

강연에 앞서 원장 조일래 목사(수정교회)는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한국교회의 대응을 모색하고, 새로운 목회의 비전을 찾기 위해 콘퍼런스를 기획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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