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선포 없는 사회봉사, 교회 정체성 잃게 한다”
독일 기독교 역사 통해 교회의 본질적 사역 조망

서울신대 박영환 교수가 ‘독일 기독교 사회봉사 실천의 역사’를 펴냈다. 1983∼96년 독일에서 유학하며 독일교회의 사회봉사에 관심을 갖게된 박 교수는 독일교회가 사회봉사 등의 사역에는  열심이지만 영적 사역에는 무관심한 점 등을 발견하고 이를 소재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독일 유학 당시에는 ‘구원의 말씀과 돕는 행동’이란 제목으로 책도 냈다.

박영환 교수는 책에서 독일 기독교의 사회봉사 역사를 다루며 교회의 사역에 무엇이 우선되어야 할지를 제시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독일교회는 산업혁명의 후유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봉사를 시작했다. 경제 발전을 계기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복음 대신 이들을 돌보고 섬기는 일에 집중한 것이다. 이런 독일교회의 사회봉사는 1·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더욱 활성화됐다.

그러나 독일교회 내부에서는 사역의 우선순위에 대한 논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이 말씀선포라는 견해와 이웃을 돌보는 일도 교회의 역할이라는 의견이 대립한 것이다.

독일교회는 사회봉사를 택해 더욱 집중했고 사회봉사 안에 말씀 선포의 기능도 있다고 여겼다. 그러면서 직접적인 말씀 선포보다는 사회봉사에 중심을 둔 사역을 펼쳤다.

그러나 말씀선포를 포기하고 사회봉사를 선택한 독일교회는 부작용을 겪게 된다. 복음 중심의 말씀이 선포되지 않자 신앙생활에도 문제가 생겼으며 이는 교회 사역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지금까지도 독일교회는 기독교의 사회봉사는 말씀 선포의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는 신학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독일 기독교의 사회 봉사 역사를 설명하며 말씀선포가 교회의 절대 사명임을 주장했다. 말씀선포를 통한 사회봉사만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교회의 본질적인 사역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박 교수는 ‘꼽추(척추 장애인) 등이 없다면 그는 꼽추가 아니다’라는 니체의 말을 인용해 “꼽추 등은 그가 꼽추이기 위한 ‘존재적 상징’으로 기독교가 말씀 선포를 하지 않는다면 더이상 기독교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직 믿음, 오직 성경, 오직 예수라는 기독교의 본질을 유지해야만 기독교의 사회봉사도 정체성을 잃지 않는다”며 “독일교회의 사례는 한국교회 사회봉사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나침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독교 사회봉사 실천의 역사’는 ‘구원의 말씀과 돕는 행동’의 한국어판이다. 170년 역사를 가진 독일교회의 사회봉사를 전반적으로 다룬 책으로는 한국에서 거의 유일하다.

<청광문화사/436쪽/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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