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빠져있던 한 사람이 졸면서 설교를 듣다가 창세기 13:5절의 “아브라함의 일행 롯도…”가 ‘로또’로 들려 잠이 번쩍 깼다는 얘기가 있다.

성경 여러 곳에는 본문 같은 ‘경륜’이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것이 그렇게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는 아니어서 일부 사람들에게는 그런 웃지 못 할 착각까지도 일으키게 할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여기에서의 ‘경륜’은 자전거경기의 ‘경륜’은 아니다.

헬라어 ‘오이코노미아’의 번역으로서, 어원적으로 ‘집’을 의미하는 ‘오이코스’와 ‘할당하다’, ‘관리하다’ 등의 뜻을 가진 ‘네메인’(, ‘법, 규칙, 원칙’을 의미하는 ‘노모스’가 이 단어에서 파생됨)이 결합된 단어이다. 따라서 이 ‘오이코노미아’는 집을 잘 관리하는 행위를 의미하는데 그 집이란 가정, 기업일 수도 있고 나라, 세계, 우주도 될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오이코노미아’라는 용어의 원사용이 재정관리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오이코노미아’는 본질적으로 적당이가 아니라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치밀하게 행하는 집 관리를 의미한다. 성경에서는 이 용어가 크게 둘로 구분되어 이해되어질 수 있는데,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와 성도들의 ‘오이코노미아’이다.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 : 경륜
신약성경에서는 하나님의 하시는 일로서의 ‘오이코노미아’가 4회 사용되고 있는데, 이 경우 개역개정에 ‘경륜’으로 일관되게 번역되어 있고 그 번역은 적절하다. 그 사전적 의미는 첫째, 어떤 포부를 가지고 일을 조직하고 계획하는 것이나 그러한 포부이고 둘째,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다. 즉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는 하나님께서 세상과 우주, 역사, 그리고 어떤 사람에 대해서 치밀한 기획과 계획으로 일하시는 행위를 말한다.

그 용례를 살펴보면 ‘그리스도 안에서 때가 찬 경륜’(엡 1:9절), ‘은혜의 경륜’(엡 3:2절), ‘비밀의 경륜’(엡 3:9절), ‘믿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경륜’(딤전 1:4)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경륜’ 즉, 하나님께서 당신의 ‘집’인 세상을 움직이고 역사하시는 일은 철저하고 치밀한 기획과 계획 가운데 ‘카이로스’들로 준비되고 진행되어 온 행위이다. 그리고 그 일하심의 기본이 되는 중요한 원칙은 은혜와 믿음이다.

성도의 ‘오이코노미아’ : 청지기직분
사람의 행위로서의 ‘오이코노미아’는 성경 세 군데의 사건(눅 16:2~4; 고전 9:17; 골 1:25)에서 5회 사용되고 있고, ‘사명’, ‘직분’, ‘청지기직’으로 번역되고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이 ‘오이코노미아’는 자기 집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집을 관리하는 행위를 말한다는 사실이다.

단적으로 말하여,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집을 경영하는 행위이다. 따라서 ‘청지기직’으로의 번역이 적절하다.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겨주셨다는 분명한 의식으로, 그 분의 계획을 잘 이해하고 그 분의 뜻을 구현해가는 맡겨진 자로서의 ‘집 경영’을 해야 한다.

성경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오이코노미아’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집이신 이 세상을 치밀하게 경영하심을 의미하고, 성도들의 ‘오이코노미아’도 그 행위의 일부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성도들은 그 ‘청지기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그 집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경륜’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 ‘경륜’의 연장선상에서 치밀하게, 책임 있는 자세로 그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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