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예화를 찾는 법

손동식 박사(하저교회∙런던신학대학 설교학 박사)
좋은 예화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성경, 역사, 뉴스, 이야기 등 우리가 삶의 모든 이야기들이 예화의 소재로 사용될 수 있다. 예수님은 어디에서 예화를 찾으셨는가? 그 분도 삶의 평범한 일상에서 예화들을 찾으셨다.

그 분의 주옥같은 예화들을 보면 공중의 새, 들의 꽃, 알곡과 가라지, 포도원, 양과 목자, 잔치집, 달란트, 데나리온 등 일상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것들을 예화의 소재로 사용하셨다.

이러한 예화의 모범은 사도 바울도 예외가 아니다. 신앙의 달음질을 강조했던 그의 메시지는 운동경기를 연상시키고, 예수 그리스도의 좋은 병사와 하나님의 전신갑주는 무장하고 거리를 활보하던 로마 병사를 연상시킨다. 

예수님의 예화가 그가 주로 활동하셨던 갈릴리 시골길을 연상시킨다면 바울은 그가 즐겨 사역했던 도시의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이 위대한 설교의 스승들은 회중들의 삶의 자리에서 예화를 채택했다.

이러한 예화의 탁월함은 무엇보다 설교를 들은 회중들이 삶의 일상으로 돌아가서 그러한 소재들을 접촉할 때 다시 한번 그 설교를 기억하게 된다는 점이다.

엘렌 화이트는 이에 관해 “예수님의 예화들은 매일의 삶 속에서 취해진 것들이며, 단순하면서도 매우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말씀을 들은 회중들은 훗날 예화 속에 등장한 일들을 우연히 만나면 그리스도의 말씀을 떠올렸다. 그래서 진리는 살아있는 실재가 된 것이다. 자연 풍경과 매일의 일상적인 일들이 주님의 가르침을 반복해 주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회중의 삶에서 선택한 예화는 회중으로 일상의 다양한 자리 속에서 하나님의 진리를 대면하며 하나님의 숨결 속에 가까이 머물도록 돕는다.

따라서 당신의 회중이 도시인이라면 도시의 삶에서, 시골사람이라면 시골의 삶에서 예화를 발굴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웨인 맥딜(W. McDill)의 통찰은 가치있다. 그는 ‘자연의 실재와 영적 실재의 연속성'(continuum of natural and spiritual reality)을 강조하였다. 곧 성경의 영적인 진리를 설명하는 유비(analogy)가 현실의 일상 속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맥락에서 설교의 왕자, 스펄전(C. H. Spurgeon)의 통찰 역시 주목할 만하다. 스펄전은 자연경관은 자연 계시처럼 하나님의 현존과 경륜을 반영한다(롬 1:20)고 믿었다.

스펄전은 말한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말씀으로 지으신 만물은 그것을 지은 하나님의 말씀과 유사한 점이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의 상징이 된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동일한 생각이 그 모두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 하나님께서는 자연을 바로 그런 목적을 위해 우리에게 주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스펄전 역시 동물과 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자연의 현상과 평범해 보이는 삶의 이야기들을 그의 설교의 주된 소재로 사용하였다.

비록 하나님의 광활하심과 그 분의 깊은 영적 진리를 다 담아낼 수는 없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의도와 생각이 담겨있는 자연과 인간의 삶 속에는 그 분의 진리를 드러내는 풍성한 영적인 소재들로 가득하다. 

따라서 설교자는 예화의 발명자가 아니라 발견가가 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보이지 않는 진리를 설명하기 위하여 이미 온 땅에 당신의 칠판들과 그림들을 걸어 놓으셨기 때문이다. 설교자의 임무는 그것을 발견해 내고 그것을 끌어내어 교인들 앞에 펼쳐놓는 것이다.

눈을 번쩍 뜨고 하늘의 진리의 빛을 잘 반사해주는 땅의 그 거울을 주의깊게 찾으라! 찾고 찾고 또 찾으면 마침내 길에서, 밭에서, 버스에서, 교회에서 그 보물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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