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 여전 … 예방만이 살 길
여름철 수련회·캠프 안전도 철저한 대비가 중요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이 사고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여전하다. 매주일 거룩한 예배가 드려지는 교회도 화재 등 각종 사고에서 100% 안전할 수만은 없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교회와 우리 사회의 안전문제를 다시 짚어봤다.

교회도 화재 등 대비해야
“애~애앵~,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교회 건물 안에 계신 분들은 모두 신속히 밖으로 대피하시기 바랍니다.”
신촌교회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6월 어느 주일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한 소방훈련을 실시했다. 주일 예배 중 실전을 방불케하는 소방훈련을 실시한 것은 신촌교회가 처음이었다.  교회도 사람이 모이는 공간인만큼 늘 안전할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신촌교회는 매년 4월을 안전의 달로 정하고 소방안전 및 대비 훈련을 실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는 4월 22일 교역자와 직원 전체가 전문 소방교육을 받기로 했다. 일반 건물처럼 소화기와 소방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자칫 대형사고가 일어날 수 있기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인 셈이다.

실제로 올해 초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교회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성도들을 놀라게 했다.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의 이 교회 2층 사무실에서 불이 나서 교회 안의 성도 20여 명이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1명은 화상을 입어 병원에 입원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원인은 전기합선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회도 결코 사고에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교역자와 성도들 스스로 점검과 예방에 적극 나서야 교회 시설도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작은교회 안전위험도 높아
중대형교회들은 그나마 소화기와 소방 방재시설을 갖추고 있어 화재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작은교회는 위험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상가 건물의 지하에 위치해 있거나 샌드위치 판넬로 건축한 교회 등은 화재가 발생할 경우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교회는 대개 통로와 계단이 좁아 신속한 대피가 더 어렵다. 열에 약한 샌드위치 판넬은 화재가 나면 순식간에 사방으로 불이 번질 수도 있다. 스티로폼이 타면서 나오는 유독가스는 치명적이다. 문제는 이런 환경의 교회가 전체 교회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전월세 비용의 증가로 인해 미자립교회들이 점점 더 열악한 환경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도 안전 문제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안전을 강화하려고 해도 현행법상 규제에 걸려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점이다.
서울 강동구의 한 교회는 교인들의 안전을 위해 계단을 건축했으나 해당 구청은 불법건축물이라며 강제이행금을 물리고 있다.

이 교회는 성도수가 4000여 명이 이르는 대형교회다. 주일 11시 예배에만 1000여 명이 모이는 데 예배 후 2개의 내부 계단으로 나가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어르신들은 낙상을 입기도 했다.

고심 끝에 본당에서 외부로 나갈 수 있는 외부계단을 설치했으나 강동구청은 불법건축물이라며 철거 때까지 강제이행금을 물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2008년부터 1주일에 30만 원씩 총 1억 원이 넘는 돈을 납부했다. 아깝지만 안전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교회가 내린 방침이다.

교회도 안전의식을 키우고 사고 예방 노력을 해야 하지만 관련법 정비도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22개 부처, 116개 법령에 중복, 분산돼 있는 안전 관련 기준과 규제들은 1만9000여 가지에 이른다.

여름캠프, 안전점검이 우선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세월호 사고 여파로 취소되었던 여름 캠프가 다시 열릴 예정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요청된다. 더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만큼 사역자들의 인식도 나아지고 더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8월 교회 수련회에 참석했던 학생 한 명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자유 시간에 수영을 하다 물에 빠졌는데 응급처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에는 청소년 40여 명을 태우고 수련회 장소로 향하던 교회버스가 논두렁에 빠져 전복되는 사고가 있었다. 제동장치 이상이 불러온 사고였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미리 점검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교회 캠프나 단기선교를 떠나기 전 안전점검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문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발생하지만 정작 교회 내 안전인식은 부족하다는 점이다. 수천 명이 모이는 대형집회에서도 안전수칙에 대한 안내나 교육은 전무한 상황이다. 그러나 목회자들도 이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는다.

교회 자체적으로 열리는 수련회와 캠프도 기본적인 안전교육이나 점검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조금만 더 조심하면 대부분이 예방할 수 있는 사고들이 발생하는 이유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위기관리란 없으며 위기에 대한 사전예방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어린이전도협회 이윤미 간사는 “프로그램과 강사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만 안전에 대한 인식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며 “외부에서 캠프를 진행하려면 시설의 안전성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수련회 전에는 자체 교육을 꼭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캠프를 위해서는 사전 답사가 필수적이다. 숙소와 행사장을 답사할 때에는 재난발생 시를 대비한 대피로와 출입구 상황을 파악하고 장애가 되는 물건이 있으면 즉시 이동시켜야 한다. 소방시설과 숙소 내부의 화기는 통제가 되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물놀이 시설을 갖춘 곳이라면 안전요원의 유무도 파악해야 한다.

응급상황에 대비해 가까운 병원의 위치와 전화번호를 파악하고 구호약품도 종류별로 구비하는 것이 좋다. 또 수련회 출발 전에는 여행자보험에 가입하고, 타이어 공기압 체크 등 장거리 운행을 위한 차량점검도 반드시 해야 한다.

예고 없는 안전사고, 철저한 대비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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