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 7:24~25)

강희승 목사(충청중앙지방∙유구교회)
초등학교 시절에 난 축구선수였다. 학교에 가면 수업 전에, 수업 후에 공을 찼다. 축구를 하면 수 없이 반복하는 훈련이 있다.

장딴지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뛰는 훈련, 패스훈련, 헤딩훈련, 슈팅훈련 등이다. 수없이 반복한다. 한번 잘했다고 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다. 계속 반복하면서 축구의 기본, 기초를 쌓아가야 한다. 축구의 기본기가 없이는 축구를 잘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구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교회는 낡아 비가 새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도시계획의 일환으로 성전을 건축하게 되었다. 성전을 건축하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많은 신경을 썼다.

설계자 선정부터 부분별 건축업자를 선정(교회에서 직영하여 건축) 등 모든 과정에 많은 신경을 썼는데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준비한 부분이 기초를 놓는 일이었다.

땅을 깊이 팔 때 지하실을 둘 것도 아니고 그냥 2층 정도의 건물인데, 왜 저렇게 깊이 팔까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땅만 깊이 파는 것이 아니라. 땅 속에 콘크리트를 붓는데, 얼마나 많이 붓는 지….

어차피 땅 속에 묻혀 보이지 않을 것인데 기초에 많은 수고와 콘크리트가 들어갔다. 그런데 그것은 보이지 않는 부분이지만 그 기초는 건물을 지탱해주는 아주 중요한 기초였다.

기초와 기본은 아주 중요하다. 아무리 멋있고 많은 돈을 들여 건물을 세웠다 할지라도 기초가 부실하면 결국 무너지고 만다. 삼풍백화점이나 성수대교처럼….

지금도 많은 것들이 무너지고 있다. 기초와 기본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와 한국교회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이 총체적 난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맞는 것 같다.

총체적 난국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기초를 보강하는 것이다. 아니 필요하면 다시 세워야 한다.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깨달았으면 다시 시작하는게 중요하다.

기초가 중요하다. 베드로의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라는 신앙고백 위에 하나님이 교회를 세우셨다.

그런데 오늘날은 교회의 기초인 신앙고백이 아닌 번지르한 건물에 교회를 세우는 걸 더 중시한다. 이로 인해 교회가 깨지고, 분란이 일어나고, 내가 살고, 너는 죽어야 하는 건물로 전락하고 말았다.

신앙고백으로 세워진 사람들이 교회는 예수님의 십자가 핏값으로 산 것이라는 기초와 기본을 놓치지 않았다면 결코 교회는 지금의 모습으로 전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교회의 주인이 하나님이시고, 예수님이시라는 분명한 기초와 기본을 세웠다면 목사와 장로, 성도들이 서로 싸우고 둘로 나눠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과 예수님, 말씀이란 기초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나의 모든 것, 경험과 체면, 세상의 학식 등을 사도바울처럼 배설물로 여기고 오직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보며 우리의 믿음과 신앙을 다시 세워 나가야 한다.

기초와 기본, 본질로 돌아가자. 교회가 세워졌던 그 때 예수님이 교회를 세우셨던 그때로, 예수님의 마음을 이어받았던 초대교회로 돌아가자. 모든 것을 공유했던 그 때, 나는 없고 주님만 있었고 나는 없고 너만 있었던 그때로 돌아가자. 그럴 때 진정한 하나님의 자녀로서, 예수님이 세우신 교회로서 본연의 사명을 감당하게 될 것이다.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추를 반석위에 놓은 까닭이요.”(마 7: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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