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목회자 선호 현상 여전해

2004년 여성 목사 안수가 결정된지 10년이 지났다. 당시 여교역자들은 여성 목사 안수 통과를 바라보며 “교회와 교단의 발전에 책임감을 갖고 사역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여목회자의 상황을 살펴봤다.

현재 교단 소속 여목사는 169명. 이중 목회현장에서 사역하는 목사는 60여 명이며 나머지는 병원 및 기관에서 특수목회를 감당하고 있다. 대부분의 남성 목회자가 교회사역에 주력하는 것에 비해 특수 목회 사역비율이 높은 수치이다. 여목사들은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교회사역에서의 한계를 들었다.

여성 목사 안수가 시행되었지만 목회현장에서는 여전히 여목사의 사역에 제한을 두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명칭이 전도사에서 목사로 바뀌었지만 설교와 목양보다 전도사 때 감당했던 사역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이다.

또 교회에서 교역자 청빙 시 남성 목회자들을 선호하는 것도 여목사들의 사역이 제한받는 이유이다. 한 여성 목사는 “남들과 똑같은 과정을 밟고 안수를 받았지만 강대상에서 설교하거나 축도, 성만찬 집례에 참여한 적은 없었다”며 “여자가 아닌 한 사람의 목회자로 인식하고 사역의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도사 수준의 대우에 만족하며 사역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목사안수 받기를 포기하는 전도사도 늘고 있다.

A전도사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한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 목사안수를 받지 않았다. 신대원 동기였던 남편은 목사안수를 받았지만 A전도사는 안수를 미뤘다. 그는 “매년 전도사 교육도 받고 목사가 되어 남편과 함께 사역하는 것을 꿈꿨지만 목사안수를 받으면 사역지를 옮겨 달라는 교회의 요구때문에 미뤘다”며 “나중에 안수를 받을 수도 있겠지만 그때도 사역에서는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교역자들은 교인들의 선입관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목사만이 할 수 있는 고유의 역할도 있는데 무조건적으로 남성 목회자만 선호하는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또 부부가 목회자일 경우에는 교회에서 사역을 하고 있어도 사모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과 같은 교회에서 사역하고 있는 B전도사는 교회에서 초등부를 맡고 있는 사역자다. 서울신대 학부 때부터 사역을 했고 신학대학원까지 졸업했지만 교인들은 그를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B전도사는 “결혼한 여성 목회자들은 한 사람의 교역자라기보다 남편을 내조하는 사모로서 대우하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 목회자들의 독립적인 사역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 목회자의 사역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담임목사를 비롯한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여성 목사들을 제대로 대우하는 자세와 의식변화가 필요하다.

본 교단 1호 여성목사인 박남형 목사는 “여성 안수가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성 목사에 대한 인식은 제자리걸음”이라며 “여성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회, 교단 차원에서 이들의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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