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3:4)

민경휘 목사(전주지방∙하리교회)
어떤 사람이 잔치에 초대받았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동원되고, 500석 정도의 좌석이 준비된 대단한 잔치였습니다.

그런데 공식적으로 초대받은 이 사람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자기의 자리가 없었습니다.

안내하는 사람을 불러서 “내 자리가 어디입니까?” 하고 물어 보아도 자리가 어디인지 가르쳐 주지를 않습니다. 열심히 자기 자리를 찾아보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이 이야기는 어떤 정신과 의사가 병원에 있는 환자들이 제일 많이 꾸고 있는 꿈을 소개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해 있는 사람들은 자기 삶의 자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꿈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겠습니다. 축구경기는 자리가 중요합니다. 공격수의 자리, 수비수의 자리, 골키퍼의 자리가 정해져 있습니다.

공격할 때와 수비할 때 내 자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알아야 좋은 선수이고, 그런 좋은 선수가 많을수록 경기에서도 이기고 좋은 축구단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운동선수입니다. 나를 목사의 자리에, 성도의 자리에 배정한 감독되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하나님 나라의 선수들입니다.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기 위하여 뛰어다녀야 할 선수들입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헤매고 있습니다. 마치 내 자리를 찾지 못했던 정신병자의 모습처럼 우리 역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지 말아야 할 자리인 줄 알면서 걸어갑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인 줄 알면서 그 일을 합니다. 내 자리가 아닌 줄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그 자리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후회합니다. 회개한다고 기도합니다. 겉만 멀쩡할 뿐 그 속사람은 썩어 가고 있습니다.
결국은 바깥 어두운 데로 내침을 당하는 선수가 되고 말 것입니다. 나를 믿어주시고, 불러주시고, 하나님 나라의 선수되게 하신 하나님께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의 자리, 봉사의 자리, 감사의 자리를 허락하셨고 그 자리를 지키기를 원하십니다.

실패와 도망이라는 과거의 아픈 현실 앞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광야에서 양을 치며 살던 모세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부르셨습니다.
“모세야, 모세야!”

하나님의 부르심을 통해 그리고 하나님과의 만남을 통해 모세는 새로운 삶의 자리, 제대로 된 신앙인으로서의 삶의 자리를 회복하고 소명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이 지금, 나를 찾아오십니다. 그리고 나를 다시 부르십니다.
“경휘야, 경휘야!”

그 음성 앞에서 고개를 듭니다. 잘못된 자리에서 헤매던 신을 벗어버립니다. 그리고 부족함이 많은 나를 다시 불러주신 하나님께 충성 봉사하기 위해 새로운 삶의 자리, 제대로 된 소명의 자리로 뛰어 나갑니다.
지금 당신의 자리는 어디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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