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1) 셜록 홈스처럼 관찰하라

손동식 박사(하저교회∙전 명지대 교수)
본문의 연구는 크게 관찰과 해석으로 이루어지는데 해석 이전에 관찰이 선행되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해석이란 본문에 관한 관찰을 기반으로 본문의 의미를 끌어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우리의 눈은 한 공간에서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물건을 보지만 습관적으로 자신이 관심있는 몇 개의 물건만을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매일매일 가족들을 본다. 그러나 아내나 아이들이 무슨 종류의 옷을 입었는지, 무슨 색깔의 옷을 입었는지, 아이들이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의식적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설교자가 성경을 읽을 때도 발생할 수 있다. 곧 눈을 뜬 ‘맹인’처럼 성경을 읽을 수 있다. 눈으로는 성경 본문을 보지만 면밀하게 의식하지 않음으로 중요한 진리들을 놓칠 수 있다. 가끔 동일한 설교 본문을 다른 설교자가 설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우리가 놓친 중요한 진리를 끌어내는 탁월한 설교자들을 만나면 감탄하곤 한다.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었을까? 바로 본문 관찰의 능력이다.

세기의 명탐정 셜록 홈스(Sherlock Holmes)의 탁월한 사건 해결 능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 그것은 주로 그의 탁월한 ‘관찰 능력’에 기반을 둔다. 셜록 홈스는 남들이 그저 지나치는, 사소해 보이는 면면들을 관찰하고 포착해 내는 좋은 눈을 가진 탐정이었다. 언젠가 셜록 홈스는 그의 친구인 왓슨(J. Watson)에게 자신의 비밀을 이렇게 말했다. “이보게 왓슨, 자네는 내가 하는 것이 무슨 비밀스러운 마술 같은 것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내 마술은 거의 관찰, 그리고 그 관찰을 통해 얻은 것을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것이라네. 예를 들어 자네가 매일 이용하는 저 계단이 몇 단으로 구성되어 있는 줄 아는가? 첫 단부터 끝 단까지 바로 13단일세.” 매일 방까지 수십 번 넘게 오르락내리락할 때 왓슨은 계단을 그저 ‘보기’만 했지만 홈스는 ‘관찰’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설교자 역시 본문을 읽을 때 탐정처럼 의식적으로 조금만 더 면밀히 관찰한다면 본문이 담고 있는 훨씬 많은 진리를 발견할 것이다. 오래전 로버트 트라이나(R. Traina)는 성경연구에서 관찰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하였다. “관찰은 본질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관찰의 일반적 기능은 설교자가 본문의 한 구절, 한 구절에 깊숙이 스며들어 거기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설명할 필요성을 철저하게 인식하는 것이다. 관찰은 독자가 해석 과정으로 돌입할 수 있도록 그 마음에 기초 자료를 제공하는 작업이다.”

그렇다면 본문을 어떻게 관찰할 것인가? 본문을 관찰할 때 이러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는 것이 유익하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언제 어디에서 말한 것인가? 누구를 향해서 말하는가? 왜 말하는가?” 그렇다면 더욱 구체적으로 무엇을 관찰할 것인가? 질문을 던져야 한다. 특히 세 가지에 주목하는 것이 유익하다. 첫째, 본문에서 강조되는 것을 주목하라. 대체로 성경의 저자는 특정 사실을 상술하거나 특정 인물, 특정 단어, 특정 문장을 반복함으로 강조한다. 둘째, 상호연관성을 관찰하라. 질문과 대답, 원인과 결과, 명령과 약속 등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의 상호연관성을 관찰하라. 셋째, 비교되거나 대조되는 것을 관찰하라. 비유나 비교 혹은 대조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주목하라. 이를 위해 접속사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것이다.

좋은 설교자는 관찰을 통하여 본문 속에 있는 진리의 보화를 발굴해 낸다. 셜록 홈스처럼 관찰하라! 그 때에 진리의 오솔길에서 이전에 미처 보지 못했던 들풀 속에 숨은 나무와 싱그러운 바람 내음, 진리의 야생화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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