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큰나무교회 역사 이야기

임종수 목사와 박명룡 목사가 큰나무교회 역사서 '이런교회'를 보고 있다.

이런 교회, 이런 역사 책이 또 있을까. 교회사 책인데 연혁도, 인물 소개도 없다. 심지어 성전 사진 한 장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 순간 교회의 지나간 세월이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그려진다. 큰나무교회(박명룡 목사, 임종수 원로 목사)의 독특하고 특별한 교회사 ‘이런교회-큰나무교회 33년의 이야기’의 첫 느낌이다. 어린이교회, 이미지 목회 등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던 큰나무교회의 역사와 꼭 닮은 책이다.  

인물 중심 탈피한 교회사
창고에 쌓이기 일쑤인 것이 개 교회의 역사서라고 하는데 ‘이런교회-큰나무교회 33년의 이야기(토기장이)’는 처음으로 일반 서점에 배포됐다. 교회와 전혀 상관없는 외부인들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쓰였기 때문이다.

다른 교회들이 선호하는 편년체(연월일 순으로 기록), 인물 중심의 형식은 과감히 배제했다. 또 객관성 유지를 위해 외부 필진(박명철 기자)을 저자로 선정했으며 인터뷰, 역사 세미나, 방대한 교회 자료를 활용해 책을 완성했다.

특히 임종수 원로목사는 월간지 편집장이자 카피라이터 출신답게 삽화를 직접 그렸으며 ‘임종수의 한 꼭지 교회사’도 썼다. 교회사가 딱딱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이런교회’라는 타이틀도 그의 솜씨이다. 직접 손글씨를 써 멋진 캘리그래피를 만들었다.

책 속 이미지

어린이교회부터 큰나무교회까지

이 책에 기록된 기간은 1978년 12월부터 2011년 2월까지로, 임종수 원로 목사가 ‘어린이교회’를 개척하고 박명룡 목사에게 바통을 넘길 때까지의 사역을 담았다. 그냥 이야기 같은 큰나무교회사는 나무들의 합창으로 시작된다. 어린이 전문교회인 ‘어린이교회’로 출발해 큰나무교회로 성장한 이야기다.

1부 ‘큰나무로 자라다’에는 어린이교회, 시은교회, 큰나무교회로 이어지는 교회의 역사를 기록했다. ‘어린이들의 교회’로 개척한 ‘어린이교회’, 본 교단에 가입하고 장년을 포함한 일반 목회로 전환한 ‘시은교회’, 방화동 시대를 시작하며 지역주민을 섬기고 교회의 문을 활짝 열었던 ‘큰나무교회’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2부에서 4부까지는 33년간 교회가 시도한 특색있는 예배, 교육, 지역 섬김의 사역을 담았다. 예배영성과 예전을 강조하며 진정성 있는 예배를 중시했던 것, 큰나무교회 성전이 세워지기까지의 감동적인 간증도 세세하게 서술됐다. 임종수 원로목사는 “성전 건축 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것은 건축에 참여했던 교우들의 아름다운 헌신을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과 교회당이 필요 없다고 여겼던 제 생각이 바뀐 과정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편적인 교회로 전환했지만 사역은 독특했다. 격월로 발행한 ‘우리 이웃’은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까지 담은 신문으로 당시 교회가 제작했다고 하기에 획기적이었다. 아주 특별한 큰나무교회의 캘린더 ‘나무와 새 그리고 큰나무 이야기’와 함께 전도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또 지역민의 생활상식 고양을 위한 ‘문화교실’(생활 대학), 재능기부를 소득으로 삼는 조금은 다른 바자회 ‘사랑의 동네’도 큰나무의 열매다. 이후에도 개화산을 지붕으로 삼은 큰나무교회는 개화산 야생화 보호와 보급사역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반찬나누기인 ‘BOX 꽃’ 사역, 한주간 TV 끄기 등도 큰나무교회 명품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성공과 실패 모두 고백하다

교회사임에도 불구하고 큰나무교회는 이 책 안에 교회의 성공이야기만 담지 않았다. 자비량 목회, 헌금훈련 등 실패한 사역과 관련 이야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임종수 원로목사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은 객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성공담뿐만 아니라 목회를 실험하면서 겪은 시행착오도 고스란히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고백의 배경에는 “지난날의 목회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기에 가능했다”는 노 목사의 성찰이 자리하고 있다. 임 원로목사는 “큰나무교회가 한 일이 아니라 모두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다”라며 “이 책을 통해 큰나무교회가 겪은 다양한 실험 목회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큰나무교회는 앞으로 어린이를 위한 교회사를 내고 또 사진 화보집도 출간할 계획이다. 큰나무교회의 독특한 교회사 편찬은 아직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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