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 제2회 국제학술제 및 목회자 포럼

18세기 웨슬리와 19세기 성결운동의 차이를 꼽으라면 신유와 재림의 강조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웨슬리에게서 신유와 재림은 발견할 수 없다는 게 많은 학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렇지만 웨슬리에게서 신유의 복음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난 13일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열린 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 제2회 사중복음국제학술제 및 목회자 포럼에서 조종남 박사(서울신대 명예총장)는 “웨슬리는 말씀 전파일 뿐만 아니라 신유의 기적이 항상 있는 것으로 보았다”며 “그의 사역에 놀라운 성령의 역사, 특히 신유의 역사가 동반됐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웨슬리의 선교와 신유’를 주제로 발제한 조 박사는 웨슬리의 일기와 서한에 기록된 사례들을 바탕으로 논지를 전개했다. 조 박사가 제시한 1741년 5월 10일 일기를 살펴보면, 웨슬리는 설교 중 허리와 머리가 아플 뿐 아니라 몸에서 계속 열이 났다. 그때 ‘믿는 자들에게 이적이 따르리라(막 16:17)’는 말씀을 떠올린 그는 주님께 간구했고, 통증은 사라졌다.

이후에도 자신의 치통과 발 부상 등을 기도로 치유 받았고, 다른 사람의 파상이나 귀신 들림 등을 치유하기도 했다고 기록됐다. 조 박사는 “웨슬리는 신유 기도에 대해 특별한 은사를 받은 사람뿐 아니라 장로들도 병 낫기를 기도하면 된다고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박사는 “성령의 역사가 초대교회 이후 나타나지 않는 것에 대해 웨슬리는 성령이 후퇴하신 것이 아니라, 사랑이 식은 것이라고 진단했다”면서 “자유주의화한 기독교도 기사·이적 같은 초자연적 사건을 믿지 않는데, 그런 기독교에서는 신유 사건이 일어나지도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웨슬리는 신유사역이 지나치게 신비적으로 나가는 것을 경계했다고 조 박사는 설명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신비한 은혜를 과장하거나, 영적 무지로 인간의 감성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영적 흥분과 환상에 빠지는 신신비주의(Neo-mysticism)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다.

조 박사는 웨슬리의 치유 사역은 19세기 성결운동을 거쳐 오늘날 ‘세계복음화를 위한 로잔운동’에서도 메아리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늘날 선교에서 마귀와의 영적 대결(power encounter)이 따른다는 것을 새삼 깨달은 데서 볼 때 이 신유의 증거는 놀라운 것으로, 성결 전도를 능력 전도(power evangelism)로 변모시킨다”는 1989년 마닐라로잔대회 선언문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 박사는 결론적으로 “신유를 하나님의 구원이 육체에 임하는 것일 뿐 아니라 앞으로 구체적으로 도래할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는 것으로 이해할 때, 신유의 복음은 하나님 나라의 좋은 소식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이번 포럼에서 이연승 박사(서울신대 초빙교수)는 북미 신유운동의 아버지인 컬리스의 신유사역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또 도널드 데이튼 박사(전 웨슬리언신학회장·Donald Dayton)가 ‘심슨의 사중복음과 성결운동에서의 의미’를, 밴더월 교수(암브로스대·Van De Walle)가 ‘심슨의 사중복음: 19세기 후반 복음주의 신학의 산물, 그리고 비평’을 발표했다.

논찬은 박명수 교수(서울신대)와 배본철 교수(성결대), 문우일 교수(서울신대)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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