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본문을 어떻게 선택할 것인가?

손동식 박사(하저교회∙런던신학대학교 PH.D 설교학,전 명지대교수)
우리 시대 설교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한 슬픔 중 한 가지는 이 시대가 영적으로 부흥하던 히스기야의 시대가 아니라 유다의 쇠락을 바라보아야 했던 시드기야의 시대라는 사실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에도 여전히 소망은 있다. 하나님이 여전히 신실한 설교자들을 남겨두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필자에게 주어진 이 지면을 통하여 필자가 소망하는 바는   설교자들에게 현대 설교학과 실제 지난 교회사의 위대한 설교자들의 강단에 기반한, 할 수 있는 한 설교의 준비와 선포에 이르기까지 ‘신뢰할만한’ 전체 그림을 제공하는 것이다. 설교 준비의 첫 단계는 ‘본문의 선택’이다.     

주일이 다가오면 대부분의 목회자가 맨 처음 고민하는 문제 중 한 가지는 주일 강단에서 전해야 할 설교의 주제와 본문의 선택일 것이다.

많은 설교자가 본문을 해석하고 적용하고 전달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과 달리 설교 본문의 선택에서는 충분한 노력과 숙고를 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본문 선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본문은 설교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본문과 주제의 선택은 마치 영적으로 배고프고 허기진 만찬 손님들에게 어떤 요리를 내놓을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과도 같다.

음식의 맛을 내는 요리 실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어떤 요리를 내어놓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말씀의 종은 그의 회중에게 가장 필요한 영의 양식을 분별할 줄 안다.

시의적절(時宜適切)한 설교의 주제는 회중으로 하여금 설교자의 메시지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만든다. 심지어 설교에 관심이 없는 회중이라 할지라도 그의 메마른 영혼에 적합한 그 메시지에는 귀를 기울이기 마련이다.

따라서 설교자는 성경의 많은 보석 중에서 교회와 회중의 삶의 정황에 가장 알맞은 보석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렇다면 가장 적절한 주제와 본문의 선택을 위해 설교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교회사의 가장 위대한 설교자로 평가받는 스펄전(C. H. Spurgeon)은 이렇게 조언한다.

“만일 내게 ‘가장 적합한 본문을 어떻게 얻을 수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하나님께 그것을 달라고 부르짖으십시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러한 원리는 진지하게 설교 현장에서 적용되지 않는 듯하다.

이 위대한 설교자는 설교 본문의 선택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을 믿지 않거나 피상적으로 믿는 설교자들을 이렇게 한탄하였다. “우리의 사도신경에는 ‘성령을 믿사오며’라는 고백이 있지만, 그것을 실제로 믿고 행동에 옮기는 예는 드문 것 같다.

많은 설교자가 ‘자기들이’ 본문을 선택하고 ‘자기들이’ 그 가르침을 전달하고 ‘자기들이’ 거기에서 내용을 찾아야 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반면 참된 설교자는 설교 본문을 선택할 때 성령의 인도하심을 간절히 열망한다. 참으로 신실한 설교자는 교회와 회중을 가장 잘 아시는 성령님을 의지한다.

그 설교자는 겸손하게 그를 한 교회의 목자로 세우신 목자장께 그의 양들을 위해 예비하신 영의 양식을 지시하시고 말씀하시기를 겸손히 간구한다.

겸손하고 신중한 기도를 통하여 주어진 본문을 하나님의 양식으로 확신하는 설교자에게 그 본문은 더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또한 진실로 그 본문이 자신의 양들을 위해 주님께서 주신 말씀이라는 거룩한 확신을 가진 설교자는 기쁨으로 서재를 지나 강단으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성경적이며 지혜로운 설교자는 하늘로부터 주어진 양식을 풍성하고 맛난 꼴(시 119:103)로 양들의 식탁에 내놓기 위해 기쁨으로 서재에서 요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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