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젖은 불타는 소명감 … 헌신과 섬김의 삶 다져
죽은 남편 이어 안수된 여성 목사 남다른 고백 눈길

목사안수자들이 충직한 하나님의 종으로서 사명을 다짐하며 하나님의 일꾼이 될 것을 서약하고 있다.
지난 4월 9일과 10일 134명이 목사안수를 받았다. 1박 2일 동안 이들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기름부어 안수를 받는 자리는 떨렸고, 감격과 거룩한 부담감이 교차했다. 그러나 부르심을 향한 그들의 서약은 흔들림이 없었다. 구별된 성직자로 거듭난 새내기 목사들과 1박 2일을 함께했다.

3월 9일 오후가 되자 수정교회는 안수대상자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바깥 날씨는 제법 쌀쌀했지만 모두들 목사안수를 앞두고 있어 마음은 들 떠 있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성결인대회와 안수식이 한 곳에서 열려 다소 여유가 있어 보였다.

전라도 광주에서 올라 온 최현준 전도사(광주주월교회)는 “4시간이 걸려 올라왔지만 오랫동안 기다려 온 목사안수가 코 앞으로 다가와 무척 설렌다”고 말했다.

첫날 저녁 성결인대회가 시작되면서 여유로운 모습은 사라지고 이내 비장한 모습으로 변했다. “너 성결키 위해 주 따라가고”라는 찬송가 가사처럼 “주님만을 좇으며 살아가겠다”는 각오가 노래에 묻어났다.

조일래 총회장은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우리 자신을 온전히 내려놓고 철저한 회개를 통해 거룩하고 구별된 자로서의 삶을 살기 위한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안수대상자들도 ‘아멘’으로 화답하며 구별된 자의 삶을 다짐했다. 성결대회가 끝나고 모두가 떠난 예배실은 정적이 흘렀다. 안수자의 숙소에도 불이 꺼졌다. 그러나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설렘과 부담감 때문인지 쉽게 잠들 수 없었다. 

그 어느 때보다 긴 밤을 보낸 안수 대상자들에게도 새벽은 밝았다. 전날의 여독이 풀리지 않고 수면시간도 짧았지만 특별한 하루를 시작한다는 기대감이 이들을 깨웠다.

이들은 간절한 마음으로 디모데전후서를 통독하면서 목회자로서의 삶을 다시 한번 새겼다. 부총회장 이신웅 목사는 ‘목회의 초점’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에게 초점을 맞춘 목회자가 될 것”을 주문했다. 

이신웅 부총회장은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은 오직 예수님을 이야기하며 그분을 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며 “복음에 헌신하고 하나님께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목회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총회 부서기 홍승표 목사의 인도로 드림기도가 진행됐다. 드림기도는 ‘하나님께 내 자신을 온전히 드린다’는 의미로 헌신과 다짐의 기도회로 진행되었다. 안수대상자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으며 스스로를 내어드리는 기도를 드렸다. 새벽예배는 끝났지만 자리에서 기도하거나 성경을 묵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감격의 목사안수식
아침 식사 후 리허설이 진행되었다. 리허설이었지만 마음만은 이미 목사가 된 듯 보였다. 몇몇 안수대상자들은 강단에 무릎을 꿇었다. 주신 소명을 붙들고 복음의 확장을 위해 매일 노력하는 새 목회자들이 되기를 기도했다.

오후 3시 드디어 2014년 목사안수식이 시작됐다. 신학교 졸업 후 오랜 기간 수련의 시간을 거친 대상자들이 목사로 새롭게 헌신하는 시간이었다. 

호명을 받은 134명의 대상자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선언된 떡과 잔을 먹고 마셨다. 예비 목회자들은 집례자의 물음에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예수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것을 서약했다.

가족에게 첫 안수례를 베푸는 신임목사
2014년 특별한 신임 목사들
이어 안수위원들이 함께 예비목사들의 머리 위에 손을 얹고 “거룩한 종을 목사로 세운다”고 선포했다.
안수례를 통해 안수를 받고나서야 비로소 목사로 새롭게 태어난 것이다.

감격의 순간에는 가족이 있었다. 목사로 새로 태어난 신임 목사들은 동석한 가족에게 첫 안수기도를 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특히 아버지가 안수자로 아들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하는 감격스러운 모습도 있었다. 김에벤 정수한 최대훈 씨는 김복철 목사(새전주교회), 정성신 목사(열방교회), 최행규 목사(사랑의언약교회) 등 각자의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안수를 받았다. 늘 “아버지처럼 목회하겠다”고 입버릇 처럼 말한 아들도, “겸손하게 목사가 되어야 한다”고 가르친 아버지도 눈물을 훔쳤다.

최대훈 목사(사랑의언약교회)는 “아버지의 사역을 지켜보며 목사의 꿈을 키웠고 존경하는 분에게 안수를 받아 감동스럽다”며 “부모님이 당부하신대로 건강한 사역자, 성령충만한 사역자가 되어 영혼을 살리는 목회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남편 뒤 잇는 등 여성목사 17명
가장 소중한 사람은 곁에 없었지만 당당하게 안수를 받은 여성목사도 눈길을 끌었다.

세상을 떠난 남편의 뒤를 이어 안수를 받은 목사들이다. 바로 고 송대웅 목사의 부인 강혜연 목사와 강미선 목사다. 강미선 목사는 8년 전 남편과 함께 남원주교회를 개척했지만, 병으로 남편을 먼저 하늘로 보내야했다. 당시에 청천벽력 같은 심정이었지만 그녀는 남편의 뒤를 이어 교회를 지켰고, 2년 여의 단독 목회 끝에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강 목사는 “남편과 함께 돌봤던 교회학교 아이들을 잘 길러내고 지역 어르신을 섬기는 목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전담 사역 32년만에 안수를 받은 여성 목회자도 있었다. 여성 목사들은 대부분 10~20년 이상 걸렸다. 마지막까지 안수를 받을지 말지를 고민했다는 여성목사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안수대상자들은 신학교 졸업 후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30여 년의 시간동안 이 시간을 간절히 기대하며 기다렸다. 각자의 사정과 은사, 소명도 이날 감동과 감격은 엇비슷했다. 하나님의 부르심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도 한결같았다. 1박 2일 긴박했던 시간이 지나고 목사 안수를 받은 134명은 하나님을 향한 제2의 인생을 향해 힘찬 첫 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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