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특허 전쟁 중입니다. ‘삼성’과 ‘애플사’ 간의 특허 전쟁으로 하루아침에 웃고 우는 일들이 반복됩니다. 논지는 자사가 개발한 특정한 가치를 타사가 도용했다는 고발입니다. 이런 일들을 다루는 와중에 ‘지적 재산권’이라는 말이 생소하지 않습니다. 특히 컴퓨터가 대중화 되고 각종 정보들이 보다 쉽게 공유되면서 생긴 말입니다.

교회 안에도 심각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쓰는 컴퓨터에 정상적인 대가를 지불하고 프로그램을 사용하는지가 떠들썩하더니 성가대가 사용하는 악보는 그 곡을 만든 제작자에게 제 값을 지불하고 사용하는지를 추궁당하기 시작합니다. 얼마 전 우리 교회 예배 때 중3층에서 어떤 사람이 카메라로 예배를 촬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누군지 궁금해서 예배를 마치고 찾아보았지만 만날 수 없었습니다.

주로 성가대 석을 집중적으로 찍던 모습을 생각하니 아마 우리 교회 성가대가 사용하는 악보가 무단 복제인지를 감시하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문제가 발각되면 원 제작자들에게 돈을 주고 해결해야 합니다. 돈으로 손해를 주었으니까요. 실제로 그런 일로 몇 백만 원의 벌금을 낸 교회가 있답니다.

교회 안에는 다른 영역에서도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작은 교회 구조인 구역 조직을 잘 해서 세계적인 교회가 되자 그 시스템을 해외의 여러 교회들이 연구, 도용(?)했습니다. 그래서 새 이름을 붙여 ‘셀교회’라는 형식으로 역수입 되는 중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수많은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면서 그 프로그램들을 사들이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 순복음교회는 우리 성결교회의 고유 신앙의 내용인 중생, 성결, 신유, 재림의 역동적 교리를 슬그머니 도용(?)해다가 축복이라는 양념 하나를 가미해서 일약 세계적인 교회로 부흥했습니다. 좋은 일이지만 그 좋은 자산으로 그만한 열매를 내지 못한 성결교회로서는 말할 수 없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천막교회 시절부터 나팔 불고 북을 치는 전도 방법으로, 성령의 충만함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겨 성령 세례 받고 펄펄 뛰다가 마침내 ‘뜀패’라는 별명을 얻어 가질 만큼 영적 사역에 집중하던 성결교회였습니다. 이성봉 목사님 같은 출중한 부흥강사를 배출하면서 영혼 구원의 현장에 가장 밀접한 자리를 차지하던 성결교회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우리의 자산들을 끝까지 보존하여 열매를 거두지 못하고 어슬렁 어슬렁 다른 교파의 교회들을 흉내내는 동안 우리의 영적 자산들을 도용해 간 다른 교회들은 큰 부흥을 이루었습니다. 역시 좋은 일이지만 아쉬운 뒷맛도 남습니다. 이런 일들은 반복 되지 말아야 합니다.

2007년, 교단 창립 100주년을 넘어서면서 우리 성결교회를 특징짓는 중요한 또 하나의 걸작은 ‘BCM’(Body Of Christ Model In Christian Education)입니다.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등 기존의 교육부서로 취급하던 기관들을 각각의 기능을 가진 교회로 보는 시도입니다. 그러므로 그 현장에서 교육이 아니라 목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전제로 만든 획기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주일학교라는 시간에 국한된 체제, 교회학교라는 장소에 국한된 체제가 아닙니다. 각각의 공동체 안에서 단순히 교육이 아니라 전인적 목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체계입니다. 자연 그 장은 주일을 넘어서는 주간 사역이 되어야 합니다. 그 장소도 교회를 벗어나 삶의 일상, 학교나 가정까지 확대 되어야 합니다. 더불어 지도자들은 교사가 아니라 목회자가 되도록 요청하는 강력한 운동입니다.

지극히 성경적 원칙이 적용되었고 현대사회에서 실제적인 체제입니다. 이를테면 각 학년별 공과가 개발된 국내 최초의 사례입니다. 분주한 일상생활과 단순한 사고에 더 익숙한 지도자들을 움직이게 만들 목적으로 출간된 ‘마이티 플래너’는 영혼을 맡은 목자가 365일 하루 하루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주고 있을 정도로 세밀합니다. 따라서 하기만 하면 반드시 영적 열매가 나타나도록 디자인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좋은 열매들이 맺힙니다.

2009년 명성교회에서 열린 ‘교회교육 엑스포’에 우리 BCM이 처음 출품되었습니다. 이어 2010년부터는 기라성 같은 여타 프로그램들과의 경쟁에서 국내 교육프로그램 중 최고의 내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많은 타 교파가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그 공과를 최고의 프로그램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류들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문제는 교단 내의 반응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우리 공과는 약하다’라는 자괴감에 빠져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개발해서 남들이 인정하는 동안도 그 내용들을 깊이 들여다보려고 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러다가는 우리가 과거에 놓친 사중복음, 성령사역 같은 신앙의 유산들을 되찾기 위한 때 늦은 노력을 하다가 지치는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우리의 자산들을 우리보다 더 규모를 갖춘 교단을 통해 도용(?) 당한 뒤에 그들이 옷만 갈아입혀 내 놓는 아류들을 역수입하려고 돈쓰고 시간 쓰고 찾아다니는 우스운 꼴을 반복하게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습니다. 다 하나님의 것이니 영혼 구원에 쓰임 받는다면 두 손을 들어 환영할 일이지만 그 일을 우리가 스스로 이룰 있으면 더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BCM, 이 기가 막힌 하나님의 선물을 우리가 선점했다고 삼성이나 애플사처럼 특허라도 내 놓아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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