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문화 컨텐츠 부족으로 교회활동 위축 위기
CCD, UCC 등 대중문화와의 교집합 찾아야

“쇼를하라! 쇼”

예배당 안에 최신 광고 음악이 울려 퍼진다. 언젠가부터 ‘문학의 밤’같은 청소년 문화 행사 때마다 광고, TV, 영화의 패러디가 단골처럼 등장하고 있다. 미디어가 교회 청소년 문화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엔 현재와 정반대 상황이 연출되었다. 70~80년대는 교회 ‘문학의 밤’에서 낭송한 시, 찬송, 성극을 교회 청소년과 일반인 모두가 함께 즐기곤 했다. 그러나 요즘 교회 청소년 문화는 청소년들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미디어나 세상적인 문화코드를 따라가기에만 급급하다. 기독교 문화 전문가들은 이것에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음을 지적한다. 문화의 발신지에서 수신지가 되어버린 교회 청소년 문화, 왜 교회 청소년 문화는 세상 문화를 쫓아가기에 바쁜 것일까?

▲ 우리 교회 청소년들이 세상문화에 어떻게 접근하고 대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인력과 다양한 콘텐츠 부족

교회 청소년 문화를 만드는 건 교역자와 교사, 청소년이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너무 바쁘다.
신길교회 중등부 담당 김세웅 목사는 “과거와 달리, 요즘 학생들은 학원과 학교로 정신없이 바빠 문화 프로그램을 준비할 시간을 갖기 힘들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교회는 가장 빠르고 효과 높은 세상 문화에 눈을 돌려 부족한 컨텐츠를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회 문화의 문제점으로 항상 지목되는 컨텐츠 부족이 청소년 문화에도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 속에서 세상 문화를 제외시키는 것이 능사만은 아니라고 얘기한다. 문화선교연구원 성석환 목사는 “지금 필요한 것은 미디어를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을 어떻게 복음주의로 잘 변혁할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신앙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은 세상 문화의 수용법이 필요한 때임을 강조했다.

CCD UCC 활용·YMCA 등과 연계도 필요

청소년들의 흥미를 붙잡으면서도 신앙적인 메시지를 가진 수용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유초등부에는 ‘윙윙 세미나’와 ‘메빅’ 등, 최신 유행의 춤 공연 캐릭터 등이 합쳐진 새로운 예배가 있다. 청소년 담당 교역자들은 신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도록 돕는 이러한 프로그램이 청소년을 위해서도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CCM과 CCD 같이 대중음악, 댄스를 복음찬양과 결합시켜, 좀 더 즐겁게 신앙적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시도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외에도 시민단체 등과 연계하는 청소년 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제안도 있다. 성석환 목사는 대안학교 ‘하자센터’와 ‘YMCA’ 시민·청소년 단체와 교회 청소년을 연계시키자고 말한다. 기독교의 핵심인 이웃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는 동시에 청소년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성 목사는 또한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UCC 활용도 추천했다.

교회 청소년들이 지역 문제를 UCC로 만들어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 나눈다면 주민들의 지역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청소년들에게는 재미와 보람,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라는 여러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환경문제 등을 다룰 경우, 이 방법은 신앙적인 메시지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청소년들을 재밌게 참여시킬 수 있으며 무엇보다 작은 교회에서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 교회 청소년 문화는 인력과 정보력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그 해결책으로 세상 문화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제는 교회가 세상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할 때다. 청소년 문화, 이제 교회와 세상 문화의 교집합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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