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휴양지 근처 기독교 유적지 즐비
더위도 피하고 영적갈증도 풀어 ‘일석이조’

여름이 주는 선물인 휴가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이번 여름은 피서지 근처 기독교 유적지를 방문해 더욱 특별한 휴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유명 피서지 인근에 기독교 유적지를 알아두면 바다, 계곡, 산 등 어디에서든 영성과 재미를 한번에 채울 수 있다.

산 속에서 만나는 진리

올 여름 지리산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리산 노고단 선교지’와 ‘왕시루봉 선교지’를 꼭 한번 들러보자. 이곳은 일제시대 때 외국인 선교사들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지만 한국 전쟁 때 대부분 타버렸다. 현재 노고단에서는 3면의 일부가 남은 석조건축물과 왕시루봉에는 목조건물 12동만이 그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노고단 선교지는 노고단 정상 바로 밑 휴게소 옆에 위치해있으며, 왕시루봉 선교지는 왕시루봉 정상에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모악산을 방문하면 ‘ㄱ자형 교회’로 불리는 금산교회를 만날 수 있다. ‘ㄱ자형 교회’란 과거 유교 문화 때문에 남자석과 여자석을 구분해 예배당을 지은 곳으로 그 형태를 본 따서 붙여진 명칭이다. 금산교회는 1908년 지어진 건물이지만 원형보존이 뛰어나며 한국기독교 기록물들도 만날 수 있다. 금산사 반대방향 왼쪽 작은 샛길로 300m 지점 오른쪽에 위치했다. 산의 짙은 녹음과 함께 초기 기독교인들의 선교 정신을 만날 수 있다.

푸른바다 옆 ‘하나님’

누가 뭐라 해도 파란바다를 휴가의 적격이라고 생각한다면 ‘2008 휴양하기 좋은 섬’에 꼽힌 증도와 임자도로 떠나보자. 증도의 청정갯벌 우전해수욕장과 임자도의 12km 백사장을 가진 대광해수욕장에선 성결인의 순교영성을 돌아볼 수 있다. 바로 문준경 전도사 등의 순교지가 이곳 섬에 있기 때문이다.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에 위치한 증동리교회(061-271-7547)는 문준경 전도사의 유해가 묻혀 있다. 또한 진리교회(061-275-5322)에는 문준경 전도사의 전도로 신앙을 가진 이판일 장로와 48인 순교자를 위한 순교탑도 높다랗게 세워져 있다. 광주나 목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출발해 2시간 정도 가면 정암에 도착, 임자도행 배에 오르면 20여분 후 임자도에 도착할 수 있다.

곱고 아름다운 물을 뜻하는 여수에는 공룡발자국 화석으로 유명한 사도, 여수의 랜드마크 돌산도와 백야도 같은 섬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서 휴가를 보낸다면 한센병 환자를 위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손양원 목사와 손 목사가 원장을 지냈던 애양원을 빼놓을 수 없다. 1994년에 건립된 손양원 목사 순교기념관(061-682-9534)은 지하 1층, 지상 1층으로 되어 있다. 손양원 목사의 사진, 손 목사의 사역 그림, 설교노트, 십일조내역서, 손때 묻은 성경책, 대학교 학적부까지 손 목사의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바로 근처에는 애양원교회와 애양원이 있다. 아직도 한센병으로 투병중인 환자들이 애양원에 머무르며 하루 6번씩 애양원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 건물의 의미뿐만 아니라 오래된 건축물을 바라보는 매력도 쏠쏠하다.

가까운 거리, 이색 체험

서울 근교인 경기도에는 다양한 체험을 즐기면서 기독교 유적지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많다. 경기도 이천에서 도자기공예를 체험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031-632-1391)을 방문하면 좋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교회사, 일반 종교사, 민족운동사, 향토사와 관련된 귀중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대진경교유행중국비의 탁본을 비롯해, 아시아지도, 오페르트의 한국여행기, 초기 한국교회에서 사용한 찬송가, 성경, 풍금, 선교사 가방 등 희귀 자료가 많다. 아이들과 용인 에버랜드 같은 놀이공원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총신대학교 문소박물관에도 들러보자. 1908년에 제작된 금보 찬송가, 1909년에 출판된 광동토백역 성경, 19세기 초반에 사용된 강대상 등 초기 교회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한 총신대 인근에는 한국기독교 순교자 기념관(031-336-2825)도 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협성대학교 성서고고학박물관(031-299-0900)도 좋은 견학 코스다. 성서시대의 토기류, 성서시대 일상생활, 성서시대 기독교 문화와 유대교 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이나 이집트를 방문하지 않고도 고대 이스라엘 문화를 접할 수 있다. 수도권과 가까운 강화도에서 피서를 즐길 계획이라면 한옥으로 된 강화읍교회 등 옛 기독교 유적 답사도 해볼만 하다.

크리스천답고 깨달음 얻을 수 있는 성지순례로 추억을 남기는 진한 여름을 만들어 보자.

저작권자 © 한국성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