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 일생 다룬 뮤지컬 ‘더 록’, 4월 22일까지 무대 올라
트라우마를 가진 현대인에 공감대 형성, 대중성 확보 기대

 

 

“예수의 제자 베드로는 왜 예수님을 부인했을까?”

한 번도 공연에서 다뤄지지 않았던 베드로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뮤지컬 ‘더 록’은 베드로의 일생을 다룬 창작 뮤지컬이다. 특히 예수님의 제자이기 이전에 부족하고 나약한 인간 베드로의 모습에 집중한다.

시몬은 로마와의 독립전쟁에서 아버지 요나를 잃는다. 특히 그 과정에서 아버지가 믿고 따른 ‘선택 받은 자(메시아)’가 십자가에 매달려 죽은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고, 이를 평생의 고통으로 안고 살아간다. 마음의 상처를 품은 채 묵묵히 어부생활로 생계를 유지하던 시몬 앞에 예수라고 불리는 또 다른 메시아가 나타난다. 그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한다는 이야기를 듣지만 시몬은 어린 시절의 상처 때문에 새로운 메시아에 대한 반감과 거부반응을 드러낸다. 그러나 그런 시몬조차 사랑한다며, 너의 아픔을 감싸안겠다고 고백하는 예수의 절절한 구애 앞에 시몬은 마음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그의 제자로 거듭나게 된다.

뮤지컬 ‘더 록’은 인간 베드로에 주목한다. 12제자 중 예수님을 가장 많이 따랐던 시몬의 일생을 다루고 있다. 어부 시몬, 예수님의 제자 시몬 베드로, 그의 배신과 회개까지의 이야기가 약 100분의 공연으로 펼쳐진다. 뮤

지컬 ‘더 록’의 특징은 인간 베드로의 나약함과 연약함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간다는 점이다. 시몬은 어릴 적 아버지의 죽음으로 ‘십자가’와 ‘메시아’에 대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다. 그것으로 인해 예수님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것. 이러한 시몬의 모습은 상처를 가진 채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과 닮아 있어 공감대를 이끌어 낸다. 특히 인간적인 경험 때문에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기 어려워하는 현대인의 모습, 죄지은 자신이 부끄러워 예수님에게 수줍은 모습으로도 다가서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베드로의 모습 속에 투영된다. 뮤지컬 ‘더 록’은 이러한 트라우마 때문에 결국 베드로가 예수님을 배신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하며, 현대인들이 베드로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 것을 조용히 경고한다.

뮤지컬 ‘더 록’은 지난해 뮤지컬 ‘바울’을 선보였던 MJ프로덕션의 새 작품이다. 이미 뮤지컬 ‘바울’을 통해서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에 이은 기독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줬던 MJ 프로덕션은 베테랑 연출가 성천모를 내세워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덕분에 소규모 공연 답지 않은 새로운 연출 방식과 음악적 완성도가 보고 듣는 재미를 높인다.

또한 딱딱한 공연이 아니라 상황을 비트는 유머와 코믹한 요소를 지닌 성경 속 인물을 만나는 재미가 있다. 경쾌한 댄스를 추는 예수님과 베드로, 유다와 베드로의 경쟁구도 등이 흥미롭다. 뮤지컬 ‘더 록’은 뮤지컬 ‘바울’보다 좀 더 대중적이다. 베드로가 회심하는 과정과 신앙적으로 갈등하고, 예수님을 부인하는 과정은 초신자나 새신자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규모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MR로 녹음된 음향시설과 뚝뚝 끊기는 음악이 극의 집중을 다소 방해한다. 그러나 열악한 기독공연계에서 이 정도 수준의 창작 작품이 2년 연속 나타났다는 것은 제작진의 뚝심이 아니고서 이룰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제작진이 계속 좋은 공연을 펼칠 수 있도록 제값의 공연으로 관람하는 기독관객들이 늘어나길 기대한다.

공연은 오는 4월 22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에서 진행되며, 평일엔 오후 8시, 주말에는 3, 7시 공연이다. 전석 4만원. 문의:02)468-6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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