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보다 개성을 입자’“..외적모습보다 신앙자세 중요

S씨는 토요일마다 고민에 휩싸인다. 주일에 입을 의상 때문이다. 화려한 옷을 좋아하는 그녀는 주변으로부터 멋쟁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그러나 교회에서만큼은 예외다. 교회 어른들은 그녀가 즐겨 입는 짧은 치마를 보고 눈살을 찌푸린다.그녀의 어머니도 교회답게 입고 다니라고 말하지만 그녀는 교회다운 의상이 무엇이고, 왜 꼭 그렇게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옷 입는 것은 개인의 자유 아닌가요? 전 남들에게 구애받지 않으려는데, 남들이 절 구속하려고 해요”

개성 있게 옷을 입은 성도들이 늘어났지만 주일 날 의상문제로 고심하는 성도도 많다. 교회에서는 민소매, 미니스커트 같은 노출의상에 대한 경계가 아직 높기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옷은 개성의 문제이므로 간섭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교회의상, 개성이냐 노출이냐를 놓고 성도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고의 패션아이템 ‘거룩함’
교회가 복장에 예민한 것은 우리나라만의 유교적 전통에 기인한다. 안양대학교 기독교문화학과 성석환 교수는 “유교적 전통 아래 성장한 한국의 기독교는 보수성을 가진다”고 지적했다. 유교의 보수성이 예배복장의 노출을 문제시 여기게 만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복장에 관한 성경말씀도 문제를 가속시켰다. 복장을 문제 삼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언급하는 것은 성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성경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해독하는 것은 문제라며, 그보다 기독인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서울신대 김한옥 교수(목회학)는 “성경은 어떤 복장을 하라는 말보다 가장 귀한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서야함을 강조했다”며 “하나님 앞에 서는 사람은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아야 한다”고 말했다. 즉 성경은 복장의 형태가 아니라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에서는 어떤 옷을 입어야 하는 것일까? 마음가짐만 올바르다면 노출이 심한 의상도 괜찮은 것일까? 이에 대해 김한옥 교수는 “예배의 의미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예배란 두 사람 이상이 모인 공동체가 중요한 공간”이라며 “공동체 일원에게 불쾌감이나 상처를 줄 수 있는 의상을 입는 것은 공동체의 중요함을 외면하는 것이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형제들이 자매들의 노출 의상을 보고 시험에 빠지거나 새 신자들이 충격 받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교회가 패션을 만날 때
패션 에티켓에서도 마음가짐은 중요한 요소다. 성신여대 의류학과 출강교수이자 ‘패션문화’ 저자인 이운영 박사는 “타인에게 거부감을 주지 않는 의상을 입는 것이 중요한 패션 에티켓”이라고 말했다. “예배같이 공적인 장소에서는 요란한 색상이나 너무 조이거나 노출이 있는 의상, 인체의 실루엣이 드러나는 디자인을 피하라”고 말한다.

이 박사는 “자신에 어울리는 색상과 코디네이션 방법에 있어서의 차별화, 간단한 액세서리로 개성을 살리는 방법이 있다”면서 “또는 스카프, 구두, 핸드백에서의 변화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또한 무엇보다 교회라는 곳이 어떠한 마음으로 찾아가는 곳인지 마음에 새겨보라고 언급했다.

패션과 신앙은 따로따로
전문가들은 개인의 노력과 더불어 이들을 지켜보는 목회자와 성도들의 시선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교회에서 목회자가 설교시간을 통해 노출 있는 의상을 입지 말라고 했다. 이에 대해 몇몇 성도들은 수치심을 느끼고 반발심을 가졌다. 김한옥 교수는 목회자가 의상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다면 긍정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먼저라며 “설교같이 공식적인 시간에 문제 삼는 것은 목회 윤리적으로 문제 있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성석환 교수는 “교회에서 노출패션을 입는 것을 그 사람의 신앙과 연결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옷 입는 것은 인격이나 신앙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하나의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교회 성도들의 옷보다 마음 속 신앙깊이를 먼저 봐야 한다. 또한 자신의 치장하고픈 욕구보다 다른 공동체 일원을 생각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거룩함을 닮은 공동체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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