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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을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봉직한 어느 성결인이 나이 여든이 넘었음에도 간암으로 세 번째 수술을 받았다.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기 위해서 외출을 자제할 뿐만 아니라 가까운 사람의 방문도 사절할 수밖에 없었던 삶이었음에도 결코 좌절하거나 실망하지 않고 있음을 성경 필사로 확인시켜 주었다. 또박또박 박아 쓴 글씨는 자신의 신앙의 지성적 분위기와 단정함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욥기 23:10)는 말씀을 영어와 한글로 병기해서 쓰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0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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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실험에서 과학자들이 여러 마리 쥐의 뇌에 전극을 연결해, 그 쥐들이 페달을 누르기만 해도 흥분이 일어날 수 있게 했다. 맛있는 음식이냐 페달이냐 사이에서 선택해야 했을 때, 쥐들은 페달을 선택했다(저녁 먹으러 가기 보다 비디오게임이 더 좋은 아이들처럼). 쥐들은 배고픔과 탈진으로 쓰러질 때까지 계속 페달을 눌렀다”(유발 하라리, 호모데우스)▨… 코로나 팬데믹이 이땅의 교회들을 송두리째 삼키기 전에는 주일예배에 100명 가까운 신도들이 모이던 어느 교회의 목회자가 남이 들을새라 작은 목소리로 하소연 했다. “마스크는 써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28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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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시는 참된 하나님이시여, 오늘도 새로운 날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어떤 사람에게서 전화가 올지, 누가 찾아올지 알 수 없지만 서로 알게 될 것을 생각하니 감사합니다. 아무쪼록 저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써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는 다하라 요네코는 고교생 때 신주쿠 철로에 뛰어들어 자살을 시도했으나 두 다리와 왼쪽 손을 잃고 오른 손도 손가락 두 개를 잃었다.▨… 미우라 아야코(『고독에도 손길이』)에 의하면 두 딸의 어머니인 다하라 요네코의 지금의 모습은 세상의 그 어떤 여인보다 밝은 얼굴이다. 24년 전의 ‘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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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그 이름을 한국인에게 알린 마크 트웨인(Mark Twain)은 아포리즘의 대가로, 블랙 유머를 몹시도 즐긴 해학적 재담가로도 미국문화사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다. 그 정수가 그의 소설 『얼간이 윌슨』의 각 챕터의 서두에 나타난다. 마크 트웨인은 허구의 문서인 “얼간이 윌슨의 책력”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세상이 인정해왔던 진리에 아이러니를 대비시키는 날카로움의 진수를 맛보여 주었었다.▨… “삶이 어떤 것인지 알 정도로 충분히 오래 산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가 아담, 즉 우리 인류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9.1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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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사람이 살면서 감당해야 하는 일을 생업(job), 직업(career), 소명(calling)으로 나누었다. 그러나 목회자의 삶에는 슈워츠의 소명으로서는 채워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고 질문을 제기한 것이 한국성결신문 제1325호(2022년 7월 20일자) 애오개의 내용이었다. 목회를 전문직업으로 이해하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성결인 목회자들이 받은 소명의 성격은 직업의 소명으로는 채워질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애오개 나름의 고집이었다.▨… 그 글에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3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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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제1328호) 한국성결신문을 받아보셨다면, 제1면 사진과 기사에서 받은 느낌을 냉정하게 반추해 보시기를 권면해드리고 싶다. 어쩌면 애오개가 주제넘은 짓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제1면 상단에 자리잡은 사진 한 장과 “실무형 총무로 교단 발전 견인”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진 기사는 많은 성결인들에게 안도의 기쁨을 안겨 주는 동시에 우리 성결인들의 믿음의 크기와 깊이를 가늠하게 해주어서 고개를 들 수 없게 만든다.▨… 총무라는 자리가 우리 교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가벼울 수 없는 탓이겠거니 하면 못 받아들일 것은 없으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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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98년 일본 문부성(文部省)은 훈령 12호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각급학교에서 종교상의 의식과 종교교육을 금지하며 위반할 시에는 상급학교 진학과 징병유예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사립기독교 학교의 존립기반을 허물어뜨리는 결정이었다. 많은 기독교 학교가 교회와 결별하였고 종교교육을 단념하는 교육지도자도 속출하였지만 아무도 그들을 나무라지 못했다.▨… 당시의 간사이학원(간사이 가쿠인대학 전신)의 원장 요시오카 요시쿠니(吉岡吉國)는 그 학교의 설립자인 미국 선교사 월터 R. 램버스(Walter R. Lambuth)로부터 세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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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그곳에 그대로 계시옵소서. 그리고 저희는 이 땅 위에 이대로 있겠습니다. 이곳은 때로 이렇듯 아름다우니 뉴욕의 신비와 파리의 신비가 있고 그것들은 실로 삼위일체의 신비와도 견줄 만합니다. 우르크의 작은 운하와 중국의 만리장성과 모를레의 강과 깡브레의 박하사탕이 있는가 하면 태평양과 뛸르리 공원의 두 줄기 분수도 있고 착한 어린이와 못된 신하도 있고 이 세상의 온갖 기적들이 있습니다.”(하략, 자크 프레베르의 주기도문)▨… “뜨와 뛰메메 에제떼메 뜨와 끼메메 에뫄끼떼메, 그대 날 사랑했고, 난 그대를 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8.1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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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키호테는 순수성과 의지를 상실하고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방황하는 고통 속의 상상력으로 창조된 우리 동네의 희화화된 그리스도이다. 과거의 사상적 빈곤, 현재의 천박함 그리고 미래의 신랄한 적대감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스페인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을 때마다 그들 사이로 돈키호테가 강림한다.”(오르테가 이 가세트;『돈키호테 성찰』)▨… 사람에 따라 견해의 차이는 있겠지만,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프리드리히 니체 이후 최고의 지성 가운데 한 사람으로 꼽힌다. 이 스페인 사람 오르테가 이 가세트가 돈키호테를 칭송하는 사람들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27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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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부인 루크는 방금 청소를 끝낸 병실을 나서다가 환자의 아버지와 맞닥뜨렸다. 혼수상태인 아들을 6개월째 혼자서 돌보는 보호자였다. 보호자는 불문곡직 왜 청소를 안 해주느냐고 짜증을 냈다. 루크도 억울한 마음에 짜증이 났지만, 간병생활에 지친 그를 이해하고 병실청소를 다시 했다. 사회심리학자 배리 슈워츠(Barry Schwartz)는 루크의 행동을 자신의 일에서 소명(calling)을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배리 슈워츠의 『우리는 왜 일하는가』 참조)▨… 목회에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전제되어 있다. 어느 작은 교회의 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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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 믿는 형제들 사랑의 사귐은 천국의 교제 같으니 참 좋은 친교라 / 하나님 보좌 앞 다 기도드리니 우리의 믿음 소망이 주 안에 하나라”(찬송가 221장 1~2절) 영국의 시골마을 웨인즈게이트의 개척 교회 담임 목사였던 존 파셋(John Fawcett, 1739~1817)은 1772년 교회개척 7년만에 런던의 큰 교회인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받았다. 가난한 시골교회가 지급하는 생활비로는 4자녀와 함께 살아갈 길이 너무 막막했었기에 존 파셋 목사는 카터 레인교회의 청빙을 하나님의 은혜로 받아들였다.▨…간단한 이삿짐을 마차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7.06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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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 출판의 자유라는 것을, 부패하거나 압제적인 정치에 대한 하나의 보장으로 필요성을 주장할 시대는 이미 지나갔기를 나는 희망한다. 시민의 이해관계와 상반되는 입법부나 행정부가 시민에 대한 여론을 지도할 권한을 가지고 또 인민에게 특정한 견해나 논의만을 듣게하도록 하는 권한을 갖는다는 것에 대해 공격하는 논의도 이젠 필요없어졌다고 가정할 수 있다.”(J.S. 밀 『자유론』)▨… 밀의 『자유론』이 출간된 이후 160여 년이 흘렀다. 인류 문화는 성숙해졌고 자유를 갈구하는 인간의 목소리는 봇물 터지듯 터졌다. 그러나 이땅에서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2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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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5월, 취임한지 두 달쯤된 노무현 대통령이 어느 T.V.의 100분토론에 출연했다. 당시만해도 아직 군사문화의 잔재가 남아있는 때여서 대통령의 100분토론은 파격이었다. 그 파격의 틈을 비집고 어느 대학교수가 대통령에게 물었다. “처음엔 기대를 걸고 지켜보았으나 결정적일 때 그 기대를 실망시켜버린다는 뜻으로 ‘놈현스럽다’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 사실을 아시는가”라고….▨… 조금은 신경을 건드릴 수 있는 질문이었음에도 두 달여의 대통력직 학습 효과탓이었는지 노무현 대통령은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바로 얼마전의 젊은 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2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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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다면 빠져 죽어요.”(서머셋 모음, 『달과 6펜스』) 이 작품의 모티브는 고갱이라고 작가 자신이 밝혔다. 그러나 소설의 내용은 고갱의 삶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고갱의 전기는 더더욱 아니다.▨…『달과 6펜스』는 인간의 삶에서 나타나는 가장 고전적인 질문, 인간은 이상(달)을 바라보아야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현실(6펜스)과 타협해야 하는 존재인지를 묻는다. 작가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1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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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는 원작 소설 보다는 영화로 그 이름이 알려진 ‘아웃 오브 아프리카(out of Africa)’의 원작자 아이삭 다이네센(Isak Dinesen)이 소설가적인 상상력을 발휘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었던 이야기꾼다운 발상이었지만 대부분의 한국 독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야기가 너무 성서적 증언을 비껴간 탓도 있었지만 유일회적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고난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심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천년왕국이 무르익어 그 기쁨이 온 세상에 충천한 어느 날 저녁, 예수 그리스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0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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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는 소문난 교회에 목사가 된 것을 굉장히 불행으로 생각합니다. 나는 이렇게 큰 교회가 된다는 것을 머리에 넣어두고 생각한 일이 없어요. 그저 제자훈련 착실히 해가지고 한 사람이라도 주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는 평신도 만드는 꿈 가지고 지금까지 25년을 걸어왔는데 하나님이 뭣 때문에 공간도 없는 교회에 자꾸만 사람을 보내주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저는 솔직히 싫어요”▨… 지금은 고인이 된 어느 유명한 목사님의 설교의 한 부분이다. 애오개를 사랑하시는 어느 노(老)장로님께서 너무도 유명한 목사님의 설교를 퍼나르기 해주셨다.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6.0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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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의 제노아 성당에는 시바의 여왕이 솔로몬에게 선물했다고 전해지는 에메랄드로 만든 단지가 보존되어 있다. 솔로몬은 자신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보물, 사람이 죽어갈 때 마시면 얼마동안은 생명을 연장하게 해준다는 영약을 이 단지에 보관하고 애지중지했다. 가까운 부하가 이 약을 나누어 주기를 세 번이나 간청했지만 솔로몬은 단칼에 거절했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솔로몬이 병들어 눕게 되었다. 감추어 두었던 단지를 가져다가 처음으로 봉인을 뜯었다. 하루라도 더 살고 싶은 왕의 간절한 마음을 조롱하듯 단지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5.2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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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선생, 돌아오는 부활절에는 꼭 세례를 받으세요.” 목사님이 말하였다. 그러자 김 선생이라는 청년이 물었다. “목사님, 세례는 왜 받아야 하나요?” 이 질문을 받은 목사님은 갑자기 받은 질문에 잠시 머리가 멍해지면서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다가 “응? 그거, 받으면 좋은거야.”하고 말했다. 이 이야기는 필자가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세례에 관한 강의를 할 때 한 목회자가 했던 솔직한 고백이다.(조기연, 『기독교 세례예식』)▨… 조기연 교수는 자신의 저서에서 그 목회자의 고백을 세례에 관한 한국교회의 인식의 한 단면으로 본다고 밝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5.18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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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략) 멀리 둔 자식을 축복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하는 늙은 어머니께/ 조금만 마음에 들지 않아도 불평했다./ 딸은 본래 그렇다기에 위안을 삼았고/ 딸처럼 산다는 허울로/ 시아버지께도 거친 몸짓, 감추지 않았다./ 마흔이 넘은 딸을 피는 꽃 보듯 좋아하시던/ 아버지를 여의고 나서야/ 잔소리하는 며느리 당신의 상처로 감싸주신/ 시아버님을 떠나보내고 나서야/ 고작 자식이기만 했어도 기쁨을 준 사람/ 내 아들에게는 손끝만 스쳐도 충만할 엄마로 어버이를 대물림하며/ 올해 나는 겨우 조금 철이 든다.▨… 우리 교단 소속인 인천의 어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5.1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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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창 젊었던 나이에 징역살이하고 있던 신영복이 대민지원을 나갔다. 남의 논 아홈 마지기 부친다는 일흔 넷의 가난한 할아버지의 논이었는데 새참 국수 먹기도 민망한 어려운 살림이었다. 할아버지는 내 논배미서 일하는데 점심밥 못 내와서 면목없어 하고, 국수 날라온 아주머님은 직원들이 안된다 해서 막걸리 한 잔 못 드려 면목없어 하고, 대민지원자들은 솜씨 없는 터수에 국수만 축내어 면목없어 하고…. 이래저래 면목없는 대민지원이었다.▨… 그러나 실로 오랜만에 받아본 한사람씩의 일꾼 대접은 그들이 그동안 잃어버린 채, 그리고 잊어버린 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05.04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