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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결교회의 상징은 백합화입니다. 백합화가 고고한 순결과 진한 향기를 의미하듯 우리 성결교회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가시밭의 백합화처럼 일제치하에서의 교회폐쇄와 해산, 그리고 해방 후 공산치하에서의 순교 등으로 신앙을 지키고 그리스도의 향기를 토했습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서 성결교회의 나무가 자라서 이제 큰 숲을 이루었습니다.” (류재하·『성결교회 인물 예화집』)▨… 우리 성결교회가 이땅에서의 자생교단이면서도 다른 교단들이 부러워하는 발전을 이룩해 이제 큰 숲을 이룰 수 있었다는 류재하 목사의 증언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밑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3.1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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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가 / 네가 자라 배울 것은 학교의 교과서만이 아니다. / 겨울에는 얼어붙고 여름에는 사태지는 황톳마루 바스러진 박토에서, 제 분수 제 절도로 힘껏 살고 있는 형형색색의 풀꽃이 있다. 진실로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을 만한 풀꽃이 있다. 실로 두려움과 사랑, 눈물과 자랑 없이는 떠올릴 수 없는 분들, 토담밑 까치밥풀이나 개똥밭의 민들레 향기 바로 그것임을 / 그래 두고두고 가르침 받을 만한 스승이 어찌 역사적 인물들만이겠느냐 / 내 딸아. (류안진·딸에게)▨… 한국성결신문 제1351호(2023년 2월25일 발행)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3.08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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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순절 또는 고난주간을 맞으면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의 많은 교회들이 멜 깁슨 제작, 감독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The Passion of The Christ)를 즐겨 상영한다. 예수 그리스도의 삶의 마지막 끝부분 12시간에 카메라의 앵글을 맞춘 이 영화는 관람자 대부분이 비탄 속에서 눈물을 쏟아내게끔 만든다. 그리고는 한목소리로 고백하게 한다. “은혜, 많이 받았습니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영화로써 성공작인지 아닌지는 애오개가 관심을 기울이거나 관여할 사항이 아니다. 다만,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눈물을 훌쩍이며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3.01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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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이니 천지니 하는 것은 저는 모릅니다. 제 눈에 띄는 것은 오직 인간들이 고생하는 꼴뿐이죠. 이 지상의 어린 신(神)들은 언제나 같은 꼬락서니로 있어 천지개벽하던 날과 조금도 다름없이 기묘한 존재이죠. 차라리 인간들에게 하늘의 불빛 따위는 주지 않았던들, 좀 더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놈들은 이것을 이성(理性)이라 부르고 오직 그것을 다른 짐승보다도 더욱 짐승답게 사는 데만 이용하고 있읍죠”(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인간은 지향이 있는 한 방황할 수 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2.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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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날 미국 문화의 몰락은 변화의 모습으로 위장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례 없이 독특한 양상을 지니고 있지만 그럼에도 로마 제국 말기와 비슷한 요소들이 존재한다. 과장과 무지, 사회적 파산의 잠재적 가능성,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제반 요인들이 현저한 사회 현상으로 나타나는 점과 이로 인해 사회적 무관심과 고전주의적 형식주의와 같은 일종의 정신적 죽음을 맞이한 것들이 공통점이다.”(모리스 버만, 『미국 문화의 몰락』)▨… 지난 세기는 격동의 세월이었지만 세계 경제와 정치의 질서 중심에는 언제나 미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2.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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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분 젊은 목사들이 커피를 나누는 자리에서였다. 코비드19의 위력(?)으로 지난 3년 동안에 약 10,000곳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던 어느 목사가 느닷없이 노(老) 목사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어느 유명한 목사님이 팬데믹은 한국교회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고 말씀하셨다는데 목사님도 그 같은 진단에 동의하시는가요?” 질문의 의도가 너무도 확연해서(그렇다, 일만 교회를 문 닫게 한 팬데믹이 오히려 기회라니!) 노목사도 잠시 멈칫거렸다.▨… 그 멈칫거림이 젊은 목사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일까. 답변 마련의 틈도 주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2.07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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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퇴하기 전에는 교단 일에도 많이 참여해서 이름을 밝히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어느 원로 목사가 전화를 주셨다. 남녘의 작은 도시이지만 교인 재적수나 재정 규모로 보았을 때 그 규모가 엔간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는 교회인데 부교역자를 구하지 못해 담임 목사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부교역자를 추천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전화를 준 성의를 외면할 수 없어 물었다. “어떤 부교역자를 원하시는가요?”▨… “교단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면 됩니다. 단, 신학공부를 많이 하려는 마음을 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2.0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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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의 무리에는 흔히 여러 마리의 암수 사자들이 섞여 있다. 그러나 번식을 하는 것은 주인 격인 어른 수사자에 한정된다. 간혹 어린 수사자가 성장하면 다른 사자의 무리를 공격해서 주인을 내쫓고 자기가 그 무리의 새 주인이 되기도 한다. 새 주인이 된 사자는 어미 사자가 모르게 기회를 보아 새끼사자들을 대부분 죽여버린다. 인간사에 빗대면 남의 집에 들어가 남편을 내쫓고 아내를 차지하고 자식을 죽여버리는 짓이라고나 할까.▨… 사자의 이런 행위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저절로 아는 본능의 행위라고 동물학자들은 규정한다. 하나님이 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1.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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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의 본령은 개개인의 영혼 구원과 더불어 사랑을 바탕으로 함께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데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기적 기복 신앙을 부추기거나 편향적 정치 활동으로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는 성직자도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성직자가 대통령 내외를 저주하며 탑승한 비행기가 추락하기를 기도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참으로 충격적인 일이자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극히 예외적인 성직자이길 바랄 뿐입니다.”(김황식. ‘우울한 출발, 그래도 기대할 것은’)▨… 단언할 수는 없지만 김황식의 짧은 글은 이땅의 많은 기독교 성직자들이 자신을 돌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1.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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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세밑의 한국성결신문에는 우리성결교회가 이렇게 변하고 있는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기사가 제1면 톱란을 장식하고 있었다. 목회에서 은퇴하고 한세월을 보낸 노(老) 목사가 자리를 같이한 어느 목사에게 한마디를 던졌다. “충정로 3가 35번지 시절엔 다방에서 커피 한 잔 마셔도 눈총받았었는데…” 어르신 목사가 말꼬리를 이었다. “생활신앙이란 말도 모르시나? 삶의 현장을 파고들어야 복음 전파의 길이 열리는 시대일세.”▨… 제1면 톱란의 제목은 신앙경력이 웬만한 성결인이라면 한 번은 고개를 갸웃하지 않았을까. 신문기자들은 그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3.01.0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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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뜨는 히말라야 /고봉들이 금물 들면 /신묘막칙 창조권세 /가슴 놀라 말을 잃고 /문득 아 /나는 없는데 /눈물만이 뜨겁다 / 뉘 먼저 불렀나 /만감으론 감당 못 할 /사랑이여 신비함에 /문득 아 /가누지 못한 /내 영혼 그저 주여! (윤주홍, 문득 아!)▨… “윤주홍 시인은 작품 ‘문득 아!’에서 히말라야의 신비스럽고 장엄한 산을 대하고 ‘주 하나님 지으신 세계’의 놀라움을 시로 표현하고 있다. 사람들이 창조주를 알 수 없으나 놀라운 창조의 결과물을 찬찬히 따져보면 창조주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2.2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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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절에만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되던 때가 있었다. 그리스도인이냐, 아니냐의 질문은 야간통행금지 해제를 즐기려는 청춘들에게는 애초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초저녁부터 쏟아져나온 젊음들은 자정을 넘기도록 도심을 메웠다. 교회들은 유년부에서 장년부에 이르기까지 하나가되어 크리스마스 이브의 축제를 벌였다. 축제의 끝은 새벽송이었다. 아파트가 거의 없던 시절이라 동네의 집단민원은 전혀 염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 상점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세우고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럴이 밤낮없이 흘러넘쳤다. 성탄절만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12월 들어서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2.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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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장 훌륭한 사람은 스스로 깨닫는 사람이며, 좋은 조언을 따르는 사람 역시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나 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남의 말을 듣고서도 그것을 마음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은 쓸모없는 사람이다.” 이 글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윤리학』에 소개된 헤시오도스의 잠언이다. 이 잠언 한마디가 어느 패션디자이너의 마음을 찢었다. 목사의 사모로 사뭇 각별한 삶을 사셨던 어머니를 기리는 마음이 세모의 한파를 막아줄 수도 있지 않을까. 너무 욕심 가득한 바람으로 이 글을 쓰는지도 모르지만.▨… “저는 어머니의 말씀을 귓전으로 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2.1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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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티포스(기원전 4세기)는 굉장한 대식가였다. 한번은 플라톤이 그를 세워놓고 나무랐다. “자네가 먹을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생선을 산 것 같지 않나?” “맞아, 그렇지만 얼마 주지 않았는걸. 은화 두 닢밖에 안 줬어.” “오” 플라톤이 탄성을 질렀다. “그 가격이라면 나도 샀겠군.” “이봐.” 아리스티포스가 한마디 했다. “내가 먹성이 좋다면 자네는 욕심이 많군그래.”(아테나이오스, 『현자의 연회』 한글·이현경)▨… 읽는 각도에 따라 견해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보통사람들은 ‘먹성이 좋다’는 말보다는 ‘욕심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2.0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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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들이 신학에 대하여 좀더 창조적 사고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신념을 밝히는 신학자 윌리엄 호던이 ‘정말, 이것이 목사의 말일까?’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한마디를 소개했다. “나는 꽃을 좋아한다. 그러나 식물학은 싫어한다. 나는 종교를 좋아한다. 그러나 신학은 싫어한다.” 도대체 현직 목사가 무턱대고 신학이 싫다는 표현을 써도 무방한 것일까. 종교(기독교)와 신학의 관계가 이렇게 표현될 수도 있는가를 호던에게 물어보고 싶다.(윌리암 호던, 『프로테스탄트 신학 개요』 참조)▨… 신학(theology)이란 말은 그리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2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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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싫은 사람과는 언제 헤어졌어도 너무 늦은 거다. 좋은 사람과는 언제 만났어도 너무 늦은 거다. 헤어지는 사람은 미움 때문에, 함께 있는 사람은 사랑 때문에 너무 늦은 거다. 그만큼 그가 님을 사랑했던 거다.”(김남준,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던 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백이십 번쯤 독파한 어느 신학대학 교수가 “내가 늦게야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나이다”라는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에 꽂혀서 읊은 사랑노래이다.▨… “나에게 가장 낯선 사람은 나 자신이다”라고 밝히는 이 신학대학 교수는 “사라질 것을 사랑함이 고통”이라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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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사람이 커피를 나누는 사석에서 나이 지긋하신 어느 집사님이 지나가는 말처럼 물으셨다. “지난호 한국성결신문에서 신앙은 삶의 자리를 변혁시킨다는 믿음을 우리는 따른다고 쓰셨는데 정말, 그런가요? 우리 성결교회 신자들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을까요?” 순간, 눈앞은 깜깜해지고 머릿속은 하얘졌다. 그런 가운데 떠오른 생각은 엉뚱하게도 “요즘 젊은 목사님들 목회하기 참 힘드시겠네!”였다.▨… ‘문화를 변혁하는 신앙’은 기독교 2000년의 역사가 추구해온 당위이며 목표이지만, 동시에 그것은 영원히 이루어 낼 수 없는 꿈이면서 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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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 참사 뉴스를 일요일 아침에 외신에서 먼저 보았다. 이게 무슨 일인가. 믿어지지 않았다. 이십 대의 아들딸을 둔 지인들이 생각나 혹시? 하는 마음에 안부를 묻는 문자를 보냈다. “딸 이태원 안 갔지?” “자고 있는 애가 그리 고마울 수 없더라.” …페이스북에 이번 사고에 대해 뭐라고 글을 올리려다 그만 두었다. 어떤 말로 그 슬품을 위로하리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최영미‧시인, 조선일보 제31650호)▨… 어느 원로연극인(손숙‧배우)도 특별기고를 통해 호소했다. “우리 이웃과 사회에 요청합니다. 자식 잃은 부모의 손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1.0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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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당히 오래전 일이지만 서울신학 기숙사에서는 신문정기 구독이 드러낼 일이 못되는 때가 있었다. 어쩌다 한 번 영화를 관람해도 신학생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비난받을까 조심스럽기도 했었다. 그 영향일까, 노년의 목사들은 은퇴가 언제인지 세는 것조차 가물가물해지는 연세인데도 영화 이야기라면 입에 올리기를 머뭇거리신다.▨… 스티븐 스필버그나 조지 루카스 또는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이라면 너무도 지루할 것만 같은, 단편 기록영화 같은 한국어 영화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었다. 아카데미 영화상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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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하신 주님께서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일까. 주님의 제자 야고보는 땅 끝에 이르도록 그 먼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기도 잘 갔다. 프랑스의 국경 도시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 데 콤포서틀레에 이르는 약 800km의 길을 유네스코는 1993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순례자의 길은 종교의 발생지 또는 종교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그 의미를 마음에 새기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22.10.12 08: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