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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면에서 볼 때 요즘 잘나가는 설교자들은 긍정적 사고를 전파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더 이상 죄를 언급하지 않으며 기독교 우파의 단골 속죄양이었던 낙태나 동성애도 거의 지적하지 않는다. 지옥의 위협과 구원의 약속은 사라졌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신복음주의 초대형교회에서는 십자가를 찾아볼 수 없다.”(B. 에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에런라이크가 지적한 번영하는 교회의 비기독교적 모습은 미국사회의 한 단면일 뿐, 우리나라의 교회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1960년대 이후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매어 달렸던 경제 제일주의의 풍조가 우리 사회를 통째로 삼켜버린 결과로 이 땅의 그리스도의 교회들도 물신화, 속물화의 나락으로 달려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5.3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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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어느 사회심리학자가 지금으로서는 조금 엉뚱한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는 실험을 했다. 악성 범죄를 저지른 무리들의 사진과 추리작가들의 사진을 나란히 늘어놓고 범죄자를 가려내보도록 시험한 것이다. 결과는? 학력이 높은 참가자이든, 사회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든 사진만 보고서는 범죄자를 제대로 가려내지 못했다. 관상만으로는 범죄자를 판별할 수 없었던 것이다. 선천적으로 범죄자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다는 것을 증명한 실험이기도 하다. ▨… 애쉬(Solomon E. Asch)도 역시 조금 엉뚱한 실험을 했다. 똑같은 길이의 선이 두 개 그려진 종이를 참가자들에게 보여주었다. 참가자 10명 중 9명은 미리 약속한 대로 왼쪽 선이 오른쪽 선보다 길다고 주장했다. 그 약속을 모르는 실제적 실험 대상자인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5.2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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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사라세니아(Sarracenia)라는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이 있다. 사라세니아는 꿀과 같은 단맛의 수액을 뿜어내는 잎을 가지고 있다. 그 단맛의 수액이 주는 유혹에 말려든 벌레들은 결국 그 목숨을 잃어버리게 된다. 비슷한 식충식물 가운데는 네펜데스(Nepenthes)처럼 화려한 꽃을 피워 벌레를 유인하는 경우도 있다. 화분을 탐낸 벌레들은 그 꽃에 갇혀 허우적대다가 목숨을 잃는다.▨… ‘나라다운 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새 대통령이 취임했다. ‘굳건한 안보’와 ‘창조경제’가 사라세니아의 꿀물이었음을 체험한 국민들은 대통령과 참모들의 커피 한 잔에서도 네펜데스의 꽃잎을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 대통령이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국정역사교과서는 폐기하고, 기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5.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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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노키오는 나무를 다듬어 자신을 만든 할아버지를 존경하지 않았다. 냉혹하기만 한 나무토막이었다. 그러나 인간과 더불어 사는 삶의 날들이 거듭되면서 인간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늘어나면서 인간을 향한 사랑과 의무, 자기희생에도 조금씩 눈이 뜨여졌다. 마침내 피노키오는 인간과 같은 살과 피를 갖추게 되어 자기 옆의 의자에 놓인 한때 자기였던 나무 인형을 바라보았다.▨… 늑대는 양에게 늑대이고, 늑대에게도 늑대다. 그러나 사람은 양에겐 사람이지만 사람에게는 늑대라고 갈파한 사람이 플라우투스였던가. 토마스 홉스(T. Hobbes)는 인간은 너무도 자기기만으로 가득 찬 존재이기에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됨을 지적하며 “인간이 일대일로 마주칠 때는 떠돌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5.1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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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의 우리나라 TV에서 시청률 38.5%의 프로그램이라면 그 프로그램의 제작자나 감독은 대박을 터뜨렸다고 기뻐할 것이다. 지난 4월 23일 밤에 방영된 생방송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는 시청률로만 보면 어느 스포츠 경기의 결승전이나 어느 드라마의 최종회 방영분보다 높은 관심을 이끌어 냈다. 향후 5년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반증일 것이다.▨… 북핵문제와 얽혀있는 사드배치문제, 중국의 끝이 보이지 않는 무역보복, 한미동맹과 북한제재, 동북아에서의 군사적 긴장상황 등 토론으로 자신의 복안을 밝혀야 할 난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음에도 후보자들은 한결같이 38.5%의 시청률에 담겨있는 국민의 기대를 짓뭉개버리기를 서슴지 않았다. 그리고는 이구동성 아니 ‘오구동성’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4.2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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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과학자들이 청소년들에게 읽도록 권하는 과학도서 1위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이다. 그 세이건이 ‘창백한 푸른 점’에 이렇게 썼다. “지구가 시작되기 전에도 많은 세월이 흘렀다. 지구가 멸망하기까지는 더 많은 세월이 흐를 것이다. 지구의 나이와(약 45억 년) 우주의 나이를(대폭발 후 약 150억 년) 구별할 필요가 있다. 우주의 시초로부터 우리의 시대 사이의 기나긴 시간은 지구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그 3분의 2를 지내버렸다.”▨… 그의 우주에 대한 이해에는 보통사람들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은 방대함이 포함되어 있다. 은하철도 999를 통해 안드로메다 정도를 귀동냥한 것으로는 도무지 상상조차도 할 수 없는 세계를 그는 펼쳐 보인다. 그러면서 그는 얄밉게도 신학을 모르는 사람들은 어리둥절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4.1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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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정보원에서 우리나라 주요 직업 621개에 속해있는 근로자 1만9,127명을 대상으로 2016년 재직자 직업만족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만족도는 해당 직업 종사자 30여 명이 발전 가능성, 급여, 직업 지속성, 근무조건, 사회적 평판, 수행직무 만족도 등 8개 지표에 스스로 점수 매긴 것을 토대로 했다고 한다. 이 조사에서 목사가 판사, 도선사 다음인 3위에 랭크되었다는 보도다. ▨… 목사의 목사답지 못한 모습이 매스콤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목사의 평판이 도심을 굴러다니는 휴지처럼 천대받는 때인데 그래도 목사들 스스로는 자신들의 직업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주장일까. 자신의 직업만족도를 그 직업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양 그릇 판단하는 목사들이야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사한 8개 항목의 내용은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4.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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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신도대학원이 수강자 모집 광고를 통해 그 실체를 공개했다. 우리 교단의 평신도 지도자들 대부분이 참여한 그 조직의 방대함이 우선 눈길을 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가 한국사회와 역사를 이끌어가는 대교단으로서의 면모를 어떻게 지켜나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산 증거라 하여도 조금도 과함이 없을 듯싶다. 아무런 잡음 없이 이런 조직을 구성해낸 우리 교단 평신도 지도자들의 성숙한 신앙에 성결인들은 모두 마음으로부터의 경하를 보내고자 한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 교단 여성평신도 지도자들의 참여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여성평신도들은 평신도대학원 수강자로 상정되지 않는다는 뜻일까. 아니면 여성장로의 수가 극히 제한되어 있는 현실을 벗어나기 힘든 탓이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3.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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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복음전도를 개시하기 전에 하나님 앞에 기도하고 결심한 바가 있었다. 그것은 십자가의 도 이외에는 전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오직 하나님의 뜻대로 죽든지 살든지 구원의 복음만 전하기를 굳게 결심하였다. 만일 다른 것을 전하면 저주 받으리라 결심하였다.” 이것은 초기 한국 선교사였던 마포삼열의 결심이었다고 교회사가 김양선은 그의 ‘한국기독교사’에서 밝히고 있다. ▨… “나는 죽음으로 주께 충성하려 하였으나 주께서 나에게 죽음을 주시지 않았다. 동시에 나의 역사에 충성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니 어찌 부끄럽지 않으며 유감되지 않으랴. …나는 주를 위해 죽겠다는 포부는 지금도 가지고 있다. 주께로부터 죽음의 잔이 내릴 때까지는 생을 영광으로 알고 그날그날 당하는 환경에서 용감하고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3.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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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작은 교회에 신학을 공부하였으나 평신도로 그 교회를 섬기는 장로님이 한 분 계셨다. 자신의 행동거지가 행여라도 담임목사의 목회에 걸림돌이 될까 살피며 조심하는 장로였다. 그 장로님에게 어느 대학생이 찾아와 성경을 펼쳤다. 시편 19편이었다. “하늘 이 끝에서 나와서 하늘 저 끝까지 운행함이여”를 소리내어 읽고 나서 물었다. 시편 19편의 내용은 천동설 아니냐고.▨… 그 장로님이 빙그레 미소를 머금으며 시를 한 편 읊조리셨다.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대학생이 움찔했다. 그 장로님이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물었다. 박두진 씨의 시 ‘해’도 천동설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느냐고. 이 이야기는 스무 해도 더 전에 있었던 일이지만 실화다. 은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3.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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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기충(宋期忠)이 선산부사로 있을 때에 소송을 하는 삼형제가 있었다. 그들의 아버지가 유산을 막내에게만 주고 맏이와 둘째에게는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부사는 일부러 그 아버지가 고루 나누어 주지 않은 것을 꾸짖으며 풀을 묶어 인형을 만들었다. 그 인형을 소송하는 형제의 아버지라 칭하고 그 형을 시켜 잡아 끌게하니 그 말대로 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둘째도 마찬가지였다. ▨… 막내 아들의 차례에 이르자 “비록 풀로 만든 인형일지라도 이름을 지었으니 어찌 잡아 끌 수가 있겠습니까? 이것은 제가 차마 하지 못할 일입니다”하고 이를 피하였다. 부사가 탄식하기를 “자식을 아는 데는 아비만한 이가 없다고 하더니 너희 아버지가 너희들을 살펴 보아서 밝게 알았구나. 막내 아들에게 홀로 후하게 한 것이 당연하다”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3.0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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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런 증거로 삼을 만한 것이 없을지라도 사물을 올바르게 판단하려는 진실한 성심이 있으면 물욕도 사심도 선입관념도 없는 사람의 맑은 마음은 사물을 밝게 비치는 신비한 힘이 있다. 그것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한 허명(虛明)한 마음은 반드시 사건의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정약용 목민심서, 한글풀이 류광수)▨… 정약용이 기독교인(가톨릭)이어서일까? 정약용은 사전에서도 찾을 수 없는 허명이란 단어를 사용하면서 그것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밝혔다. 허명조물 불가이언전야(虛明照物 不可以言傳也). 그 신비한 힘이 헌법재판소의 8명 재판관들에게 주어질 수는 없는 것일까. 촛불과 태극기가 죽기살기로 맞서는 탄핵재판에서 정녕 우리 국민 모두가 승복할 수 있는 판결의 결과를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3.0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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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호(1077호) 한국성결신문에는 분지방회 건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서울중앙지방회와 기립박수의 만장일치로 지방회 분할을 결의한 강원서지방회에 관한 기사가 나란히 게재되었다. 지방회마다 사정이 다를 것이기에 어느 지방회에서는 만장일치로 결의되는 의제가 다른 지방회에서는 성명서가 발표되는 모습으로 다뤄져 지방회와 교단이 크게 상처받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기사였다. ▨… 서울중앙지방회는 우리 성결교단을 대표하는 교회들이 지교회로 소속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방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소속 교회의 수나 예산 규모로도 우리 교단에서 군계일학격인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지방회임에 틀림이 없다. 조금 과장하면, 우리 교단 목회자들이 선망하는 목회지의 집결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2.22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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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담 한토막. 어느 영국인이 아프리카의 식인종에게 사로잡혔다. 영국인이 경황없는 가운데서도 살펴보니 식인종 추장은 지난 날 영국에서 자신과 동문수학했던 적이 있었다. 영국인이 말했다. “당신은 영국 유학까지 했는데 아직도 야만적인 삶을 살고 있습니까?” 식인종 추장이 대답했다. “나는 영국 유학 이후 식사 때는 반드시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합니다.”▨… 산림처사이면서도 남명 선생은 항상 작은 칼을 차고 있었다. 이양원이 경상감사가 되어 선생을 찾아 뵈었을 때 물었다. “칼이 무겁지 않습니까?” 남명이 대답하였다. “어찌 무겁겠는가. 내 생각에는 그대의 허리에 두른 금대(金帶)가 더 무거운 것 같은데”라고. 이양원 경상감사가 사죄하며 말하기를 “재능은 부족하면서 소임이 무거워 감당해내지 못할까 두렵습니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2.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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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자질이 남만 못하여 열 배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면 그 결과가 보잘 것 없었을 것이다. 학문을 한다는 것은 자갈밭에 벼를 심는 것과 같아 땀과 노력이 없이는 벼가 잘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비옥한 땅이라고 그 땅만 믿고 북돋우거나 김매는 노력을 제대로하지 않는다면, 자갈밭보다 더 잡초가 무성해질 것이니 좋은 땅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성리학으로 일가를 이루어 한때는 연산군의 스승 역할까지 감당했었던 정여창(1450~1504)이 김종직의 문하에서 공부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자갈밭의 벼를 논했다. 그뿐만 아니다. 정여창은 “이 세상에 태어나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은택도 주지 못하고 그럭저럭 세월만 보낸다면 그는 하늘과 땅 사이의 한 마리 좀벌레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정이천의 일갈에 동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2.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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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과 같은 프로필의 후보 세 명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를 택할 것인가? 첫 번째 후보는 권력 게임에 관련되어 있고, 점술가에게 조언을 구하며 정부가 두 명 있다. 줄담배를 피우고 술을 하루에 6~10병 마신다. 두 번째 후보는 공직에서 두 번 해임된 경력이 있다. 우울증 증세를 보이며 정오까지 잠을 잔다. 매일 거의 위스키 한 병을 비우고 대학시절에 마약을 했다. 세 번째 후보는 애국자이며 전쟁에서 무훈을 세워 여러 개의 훈장을 탔다. 채식을 좋아하며 담배 피우는 것을 싫어한다. 가끔 맥주를 마신다. 금욕적인 성생활을 한다.▨… 세 후보의 프로필에는 약간의 작위적인 묘사가 가미되어 있지만, 이탈리아의 저명한 인지심리학자인 마테오 모테를리니(M.Motterlini)는 그의 저서 ‘심리상식사건’에서 우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1.2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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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르사코프 증후군(Korsakov's Syndrome)이라는 말이 심리학에서 쓰여지고 있다. 일정한 자아상이 없으며, 유동성이 심한 상태에서 자신이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을 전혀 찾지 못하는(no identity) 사람들에게 사용되어진다. 심한 진행성 기억상실증 때문에 신경의학자들은 치매의 일종으로 분류하지만, 새로 지어낸 기억은 때때로 까맣게 지워진 기억과의 차이 때문에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특성이 있다.▨… 이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자아상은 끊임없이 변하는 유동성을 갖고 있다. 의사와 대화를 나누는 어느 때는 자신이 의사라는 확신에 젖는다. 그러나 기술자를 만나면 그 이전의 기억은 사라지고 기술자가 된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그 모습 때문에 올리버 색스(Oliver Sacks)라는 신경과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1.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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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정말 그리스도요? 아니, 그리스도이든 아니든 상관없소. 나는 내일 당신을 이단자로 정죄하여 화형에 처할 것이오. 오늘 당신의 발에 입을 맞춘 그자들이 내일이면 앞 다퉈 당신의 화형대에 나뭇가지를 던질 것이오. 대체 왜 다시 왔소? 당신은 모든 권한을 교회에 일임하지 않았소? 우리는 당신이 이전에 말한 것으로 족하오. 당신은 다시 와서 새로운 말을 덧붙일 권리가 없소.”▨… 도스토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대심문관의 일화로 우리를 경악케 한다. 많은 사람들이 화형을 당하는 세비야에 예수 그리스도가 소리 없이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상하게도 모든 사람이 예수를 알아보았고 자기도 모르게 그에게 끌렸다.” 도스토옙스키는 “예수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그들이 너무나 보고 싶었던 것”이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1.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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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리엄 셰익스피어를 읽으며 가슴이 섬뜩해지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인간의 고뇌와 갈등, 탐욕과 좌절, 진실과 거짓을 파고드는 그의 집요함에 낱낱이 드러나는 인간의 민낯 앞에서 셰익스피어를 읽는 사람들은 차라리 자신의 얼굴을 감춰버리고자 한다. 아니, 감추려해도 감출 길 없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며 오히려 통쾌해 한다. 인간은 극복할 수 없는 자기모순을 정당화하는 재주를 체득하고 있으므로.▨… 인간의 거짓에 익숙해져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어쩌면 지나가는 바람결 같을 수도 있겠지만, ‘소네트’의 한 부분도 우리의 가슴을 헤집는다. “내가 사랑하는 여인이 진실한 사랑을 맹세하면, 나는 그것이 거짓인 줄 알더라도 그대로 믿는 체할 것이다. 세상의 거짓을 모르는 멍청한 젊은이로 보이기는 싫으므로. 나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01.0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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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의 잘못은 좀처럼 자신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꼬집은 셰익스피어는 그의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서 이런 대사도 남겼다. “당신은 자신의 숨은 가치를 눈에 비춰 줄 그런 거울이 없어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소. 당신은 거울이 없으면 당신 자신을 볼 수 없으니까, 그러므로 내가 당신의 거울이 되어서 당신이 모르는 당신 자신의 모습을 보여드리지요.”▨… 병신년(丙申年)이라고 여느 해와 다를까. 세모에 선 사람들은 글깨나 읽었든 말았든, 이름깨나 얻었든 못 얻었든, 돈깨나 있든 없든, 쏜살같이 자신을 스친 세월의 잔영마저 놓친 낭패감을 추스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세모에 선 사람들은 한결같이 허무의 심연에서 허우적댄다. 자신이 팽개쳐버린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야겠다는 엄두조차 내지 못하면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6.12.28 1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