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491년, 이탈리아의 플로렌스에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 설교자가 나타났다. 도미니쿠스 교단의 수도사 사보나롤라(Girolamo Savonarola)였다. 그의 설교에 감동받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하늘의 영감받은 예언자로 믿었다.”(윌리스턴 워커, ‘세계기독교회사’) M.루터의 종교개혁선언보다 겨우 사반세기를 앞서고 있었지만 그는 결코 프로테스탄트가 아니었다. 그의 종교적 견해는 철저히도 중세적이었다.▨… 그의 설교는 당시로선 파격이었다. 공화주의 사상과 정치적 자유주의를 기조로 하고 있으면서 교회와 세속 특히 그 도시의 정치적 지배자인 메디치 가문의 도덕적 부패를 가차없이 공격하여 대중의 환호를 받았다. 그 대중의 열렬한 지지로 사보나롤라는 마침내 그 도시의 정치적 지배자가 되었다. 그러나
애오개
남원준 기자
2018.04.18 14:27
-
▨… 지난 4월 3일 우리 성결교회는 138명의 새 목사를 배출하였다. “성결교회 성직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청빈생활과 경건생활로 일관하며 말씀사역과 신자들을 돌보는 목양에 전심을 다할 것”을 엄숙히 서약하며 주의 종으로서 살아야 할 삶의 길에 첫발을 내딛었다. 60일 간 영성 훈련일지를 작성하고 사흘동안 금식기도성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주의 제자로서의 삶을 다짐한 새 목사들에게 영광 있으라. 모든 성결인들이 함께 기도로 응원한다.▨… 선배 목사들이 목회자의 길은 고난의 길임을 누누이 일러주었음에도 그 길에 들어선 새 목사들의 첫 걸음에 초를 치는 일이 있어서야 되겠는가. 그러나 아무리 “청빈생활과 경건생활”을 다짐한다고 해도 최저생계비조차 되지 못하는 생활비가 주는 좌절에 맞설 각오를 세우고 있는지는 묻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4.11 14:48
-
▨… “좀 더 비싼 너로 만들어주겠어/네 옆에 앉아 있는 그 애보다 더/하나씩 머리를 밟고 올라서도록 해/좀 더 잘난 네가 될 수가 있어”(서태지와 아이들, ‘교실 이데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아무리 목청껏 외쳐도 끝없는 서열경쟁으로 내몰리던 청소년들을 향해 서태지는 ‘교실 이데아’를 노래했었다. 한편으로는 다투지 말라고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경쟁을 부추기는 어른들의 세상을 속 시원하게 긁었던 것이다.▨… 서태지를 제쳐놓더라도 청소년의 위치에서 보면 어른들은 언제나 자신도 지키지 못하는 칸트식의 ‘정언적 명령’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으면서 줄기차게 내뱉는다.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인 입법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어지는 가장 중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4.04 14:54
-
▨… 1980년대 초의 서울신대 어느 강의실, 현대신학을 강의하던 교수가 루돌프 불트만(R. Bultmann)을 소개하였다. “현대는 성숙한 인간의 시대이기에 이 시대가 복음을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서의 비신화화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불트만은 예수의 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제자들의 신앙이 부활을 체험하는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라고.▨… 한 순간 강의실에는 정적만 흘렀다. 그러나 곧 소동이 벌어졌다.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그 질문의 대부분은 부활의 역사성을 긍정하지 않는 불트만을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아무리 신약신학의 대가라 할지라도 사중복음의 성결교회 신앙으로는 그를 그리스도인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강의실은 불트만 성토장이 되었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3.28 13:44
-
▨… “불의한 것을 거부하고 불평등한 것에 항거하며 스스로 낮아짐의 신분으로 가장 미천한 자들의 친구가 되신 예수, 가장 낮은 자들의 신랑이 되신 예수의 비밀은 무엇일까? …아무리 성서를 뒤져봐도 예수는 배고프고 고달픈 백성들을 옆에 두고 자기 길만 가는 사람이 못되었으며, 자기 옆에 있는 사람들의 고통과 죄짐을 두 어깨에 무겁게 지고 죽음의 골짜기에 오른 사람이었다.”(고정희, ‘새롭게 뿌리내리는 기독교 문화를 위하여’)▨… 모든 사람들이 윤락녀라고 손가락질하는 ‘소냐’를 도스토예프스키는, “하늘색 눈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선량하고 티없는 표정을 지닌 신앙의 여인”이라고 그렸다. 그 소냐가 시베리아로 유배된 ‘로쟈’(라스콜리니코프)를 따라가 인간의 참된 사랑과 헌신을 보여주었을 때 로쟈도 다른 죄수들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3.21 13:28
-
▨… 지난 호(제1126호) 한국성결신문 제1면에는 오랜만에 대형사진(가로28.5cm, 세로13cm)이 게재되었다. 파격적인 크기였다. 사진의 주인공들은 교단 정치를 휘어잡는 지도자들이나 성령의 역사를 사자후로 토해내는 영성의 리더들이 아니었다. 두 손을 깍지낀 채 눈을 감고 기도하는 1,000여 명의 교회학교 교사들이었다. 교단 내에서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교회학교 교사들이 기도드리는 모습을 클로즈업시켜 게재한 편집자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편집자의 의도는 사진 아래 고딕 글씨체로 박힌 제목에서 읽혀졌다. “한국교회 미래, 다음 세대 교육에 달려.” 굵은 글씨체가 읽는 사람의 눈을 섬뜩하게 했다. 기사는 신상범 총회장이 밝혔다는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었다. “한국교회의 60%가 교회학교가 없다. 교회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3.14 13:57
-
▨… 대량소비에 의한 대량생산이 목표인 자본주의 기업들의 공통적인 고민은 내구소비재의 수요가 어느 시점에 이르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를 50년 넘게 탈 수 있도록 만들거나 휴대폰을 20~30년씩 쓸 수 있게 만든다면 그 자동차 회사나 휴대폰 생산업체는 신규 수요가 발생하지 않아 필연적으로 파산하게 될 것이다. 이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게 위해서 ‘계획적 진부화’(planned obsolescence)가 모색된다고 세르주 라투슈는 주장한다.▨… 그에 의하면 사용한 지 오래되었다는 이유(시간)로, 첨단 기능이 새로 나왔다는 이유(기능)로, 최신 디자인이 아니라는 이유(심리)로 아직 멀쩡한 상품을 폐기처분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계획적 진부화의 목표라는 것이다.(‘낭비사회를 넘어서’) 기존 제품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3.07 14:54
-
▨… 어느 지방회에서 총회 임원 후보 3명을 동시에 추천했다. 총회장 후보와 목사 부총회장 후보 그리고 회계 후보를 추천한 것이다. 이 보도에 많은 성결인들이 의아해 했다. 그것은 이런 일이 가능하느냐는 의문과 함께 이 추천을 강행한 지방회가 그동안 우리교단의 법적 절차와 도덕성을 문제삼으며 정의를 외쳐왔기에 이 지방회의 결의에 어리둥절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모두가 입을 다물어야 하는가란 질문만 예수의 흔적처럼 가슴에 남았다.▨… 이 지방회에는 우리교단을 대표하는 교회들이 소속되어 있다. 교회의 크기도 크기지만 선교나 사회봉사를 위한 노력에서도 우리교단의 선두를 지켜 모범을 보여 온 교회들이어서 이 지방회의 행보는 언제나 교단의 진로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그만큼 교단을 이끄는 중심에 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2.28 14:29
-
▨… 우리사회의 정의, 또는 도덕적 특성을 말할 때 많은 사람들이 “한국사회는 되는 일도 없지만 안되는 일도 없다”라는 말을 무슨 유행가 읊조리듯 내뱉는다. 그것은 정의, 또는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제멋대로 변하는, 그래서 도무지 원리 원칙의 기준이 통하지 않는 사회라는 자기비하와 조롱이 비수의 날처럼 서 있는 관용어구이다. 그렇다. 한국은 아직도 되는 것도 없지만 안 되는 것도 없는 사회이다. ▨… 최아무개 국정농단 사태가, 전 정권의 실세들이 줄줄이 오랏줄에 엮이는 모습이, 북한과의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사회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일방적인 이해일까. 한국인의 법의식을 송두리째 뭉개버리는 권력과 돈의 칼춤이 되는 일도, 안 되는 일도 없는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2.22 14:05
-
▨… “1884년 여름, 영국 선원 네 명이 작은 구명보트에 올라탄 채 육지에서 1,600킬로미터 떨어진 남대서양을 표류했다. 이들이 타고 있던 미뇨네트 호는 폭풍에 떠내려갔고, 구명보트에는 달랑 순무 통조림 캔 두 개뿐 마실 물도 없었다.”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당신이 판사라면 어떤 판결을 내리겠는가?’라고 묻기 위해서 인용한 이 실화는 공리주의자들 뿐만 아니라 많은 기독교인들도 경악하게 만들었다.▨… 먹을 음식도 마실 물도 없이 19일을 버텼던 네 사람은 스무 날 째에 이르러서는 어떤 식으로든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만 했다. 선장은 제비뽑기로 희생할 사람을 정하려 했지만 반대에 부딪치자 바닷물을 마시다가 병이나 곧 죽을 것만 같은 소년의 경정맥 급소를 주머니 칼로 찔렀다. 이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2.09 13:38
-
▨… 메소르 페르간데이(Messor Pergandei)라는 학명의 개미가 있다. 이 개미는 땅속 굴에 몇 만 마리 단위씩 거대한 군체를 이루고 산다. 집단이 거대한 만큼 여왕개미의 세대 교체 때는 새로 태어난 여왕개미들 사이에 죽고 죽이는 대살육전이 벌어진다. 땅 속에 개미집을 지을 때까지는 아주 열심히 공동작업에 몰두하고 모두 동시에 알을 낳지만 왕권을 결정해야 하는 세대교체기가 되면 여왕 하나만 살아남을 때까지 살육전이 전개된다.(매트 리들리, 이타적 유전자)▨… 브라질에는 포렐리우스 푸실러스(Forelius Pusillus)라는 학명의 개미들이 살고 있다. 이 개미들은 해질녘이면 모두 땅굴인 집으로 돌아가지만 몇 마리는 밖에 남아 입구를 봉쇄해버린다. 입구가 보이지 않으니 개미집은 더없이 안전하게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1.31 16:18
-
▨… 현대의학의 증언에 의하면, 인간의 몸은 치료약의 도움이 없는 자연상태에서도 몸에 침입한 병원균에 대해서 발열을 통해서, 백혈구를 비롯한 세포들의 싸움으로 자신을 지키려 투쟁한다고 한다. 그 결과로 가동된 면역 체계가 승리하면 인간의 몸은 감염되었던 특정한 세균에 대항하는 항체를 형성하므로 일단 치유된 뒤에는 다시 감염될 위험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몸을 감염시키는 세균들 가운데 일부는 인간의 면역성을 철저하게 회피해버린다고 한다. 작년이나 재작년에 창궐했던 인플루엔자(독감)가 올해도 극성부린다면 그것은 인간의 몸이 인식하는 항원(세균의 분자구조)을 세균 스스로가 변화시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항원 자체를 스스로 변화시키는 병원균은 치료가 어려우며 그 대표적인 것이 ‘에이즈(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1.24 14:25
-
▨… 나라가 어지러운 탓인가, 법이 제 구실을 포기한 까닭인가. 법의 수호자여야 할 판사들이 편을 나눠 동료 판사에게 악담과 막말을 퍼붓기를 서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법조계에선 “법복에 덮인 판사들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대법원의 전 수장은 “법원에 큰 일이 났다. 판사들이 스스로 품격과 자존심을 버렸다”고 한탄했다. 군사독재시절에 법 수호를 위해 자신을 던졌던 기개는 이제 역사의 한 페이지에만 남아있을 뿐일까.▨… 교회도 열심히 세상을 따라가고 있는탓일까. 제사장 예복에 가려졌던 하나님의 종들의 민낯도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회가 교단을 상대로 제기한 지방회 분할 총회결의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의해 인용되어 법원은 서울중앙지방회와 부천지방회 분할의 건에 대한 결의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1.10 14:51
-
▨… “하나님, 정당한 사람, 상식적인 사람, 진실한 사람이 잘 살게 좀 못합니까? 나보고 웃긴다고요? 세상은 적당히 뒤섞여서 사는 게 좋은 거라 이 말이겠죠. 선량한 사람이 속고 살지나 않게 해주쇼. 그게 하나님 할 일 아닙니까.” “하나님, 핏대 좀 내세요…죽은 뒤에 끌어다 심판하는 게 하나님의 핏대라는 겁니까? 억울한 꼴 당하는 사람들 좀 생각해주쇼. 하나님마저 그렇게 고자세로 나오면 사람들은 누굴 믿으라는 겁니까. 하나님도 공무원입니까?”▨… 하나님은 김홍신의 소설 ‘인간시장’에서 주인공 장총찬의 입을 통해 끊임없이 괴로움을 당하신다. “하나님, 하나님도 좀 이런 건 제발 알아 두쇼. 백문이 불여일견이랬으니 한번 내려와 보시든가…. 이 봉사 같은 양반아”에 이르면 성육신의 교리 또한 난도질을 당한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8.01.04 15:00
-
▨… 조선왕조 숙종 때에 남곡 주의식이 새해 아침을 노래하였다. “창밖에 동자 와서 오늘이 새해라커늘/ 동창을 열고 보니 예 돋던 해 돋아온다./ 아이야, 만고(萬古)한 해니 후천(後天)에 와 일러라.” 주의식이 성서를 읽었을 리는 없을 터인데 새해를 바라보는 그의 시좌는 전도서 기자를 닮아도 너무 닮았다. “해 아래는 새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전도서 1장)▨… 주의식의 노래가 아니더라도 새해라는 오늘 돋은 해가 어제 돋았던 해임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새해 아침만 되면 지난날들을 말끔히 잊어버린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기를 바란다. 해만 어제 돋았던 그 해일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어제의 나에서 조금도 새로워지지 않았음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2.27 18:16
-
▨… 어느 날 루터의 개가 식탁 곁에 앉아서 주인이 던져줄 고기 한 점을 간절히 쳐다보고 있었다. 큰 입을 벌리고 던져주기만 하면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는 모든 태세를 갖추고 있는 개를 가리키며 루터가 입을 열었다. “이 고깃점을 쳐다보고 있는 개만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개는 오로지 한 점의 고기에 집중하고 있어서, 다른 아무 것을 생각지도, 원하지도, 바라지도 않고 있지 않은가.”(이상범, ‘마르틴 루터의 익살’)▨… 종교개혁이라는 목숨을 건 싸움을 위해서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으는 자신의 기도를 한 점 고기를 던져줄까 바라보는 개의 시선에 빗대는 루터의 자기비하는 어쩌면 성직자들의 비위를 건드리는 것일지도 모른다. 성직자라면 뉘라서 자신의 기도가 한 점 고기를 얻으려는 개의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2.20 14:55
-
▨… 2005년 6월, 미 해군 특수부대(SEAL) 소속의 마커스 루트렐 하사와 수병 세 명이 파키스탄 국경과 가까운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밀 정찰 임무를 수행했다. 탈레반 지도자를 찾기 위해서였다. 특수부대팀이 은신한 그 곳에 아프가니스탄 농부 두 명과 남자아이 한 명이 염소를 몰고 나타났다. 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특수부대원 네 명이 고민하다가 다수결로 결정하기로 했다. ▨… 후에 루트렐은 그때의 갈등을 회상하며 이렇게 썼다. “우리는 분명 그들을 풀어줄 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마음속에 ‘또다른 내가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나였다.” 루트렐은 그들을 놓아주는 데 찬성했고 그 결과로 탈레반의 공격을 받아 세 명의 전우는 죽었고 그들을 구하러왔던 헬리콥터의 군인 열 여섯 명도 모두 죽었다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2.13 14:29
-
▨…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은, 인간이 감추고 있는 허상의 한 단면을 가차 없이 드러내보여 준다. 첫째 딸과 둘째 딸의 그럴듯한 말에 넘어간 리어왕은 자신의 나라를 두 딸에게 넘겨주었다. 왕이라는 지위를 잃은 리어는 결국 딸에게서 쫓겨났고 폭풍 속의 황야를 헤매다가 미치광이 거지로 변장한 백작의 장남을 만났다. 이 대목에서 리어는 명대사를 남겼다. “인간도 옷을 벗으면 너처럼 불쌍한 알몸에 두 다리를 가진 동물일 뿐이구나.”▨… 도스토예프스키는 더 냉혹하게 감춰져 있는 인간의 내면을 드러내 우리를 섬뜩하게 만든다. “하나님 죄를 지은 저를 많은 죄를 간직한 채 하나님 곁으로 가게 해주소서. …하나님 저는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비록 지옥으로 떨어질지라도 거기서도 당신을 사랑할 생각입니다.” 이것은 아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2.06 15:32
-
▨… 인간의 사악함을 말해주는 일화 하나. 스탈린 집권 초였다. 스탈린은 새로 승진한 육군 원수 그리고리 쿨릭(Grigory Kulik)을 초대하여 성대한 파티를 열어주었다. 바로 그 파티가 열리고 있는 집 지하에는 여덟 살 난 딸의 어머니이자 쿨릭의 아내인 미모의 백작부인 키라(Kira Simonich)가 치과 가는 길에서 잡혀와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한 달 후 키라는 총살되었고 10년 후엔 쿨릭도 사형되었다. ▨… 공학박사이면서도 심리학을 준거 기준으로 삼아 인간의 사악한 행동 곧 기만적이고 조작적이며 가학적이기까지 한 인간의 모습에 날카로운 메스를 들이 댄 바버라 오클리(Barbara Oakley)는 인간이라면 모두가 섬뜩해 할 수밖에 없는 한 마디를 거침없이 내뱉는다.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1.29 14:58
-
▨… 전남중앙지방회장이 헌법연구위원회에 질의했다. “원로장로가 소집하고 집사가 의장이 되어 진행한 임시사무총회에서 결정한 목사해임 결의는 유효한가?” 우리 교단 헌법에 의하면 질의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사안이다. ‘법통’이 아니더라도 능히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럼에도 법통들 중의 법통들로 구성된 헌법연구위원회가 가히 헌법연구위다운 헌법해석을 내놓았다. ▨… “교단법으로는 무효이다. 단, 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 전후사정을 모르는 사람들로서는 짐작이 가지 않는 사태가 전남중앙지방회 소속교회에서 일어났음이 틀림없다. 그러나 헌법유권해석은 받았지만 “법원의 판결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말과 “교단법으로는 무효이다”라는 말이 어떻게 조화할 수 있는지 읽어낼 수 없었던 전남중앙지방회장은 다시 질의했다.
애오개
한국성결신문
2017.11.22 13:36